인천도시공사가 인천시민의 추억이 깃든 송도유원지 일대 땅을 민간 개발사업자에게 모두 다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인천 연수구 송도유원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주식회사의 약 7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싸이칸홀딩스가 도시공사의 증자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지분율 높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도시관광은 지난해 12월 이사회를 열고, 7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의했다. 싸이칸홀딩스가 약 50억원, 인천도시공사가 약 20억원을 추가로 출자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도시공사의 증자 참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증자 청약 신청 시한은 다음 달 25일이다. 도시공사가 출자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타당성 검토 용역, 이사회 의결, 시장 승인, 인천시의회 동의 등의 절차를 25일까지 밟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도시공사는 증자 청약 신청 시한 연장을 요청했지만, 싸이칸홀딩스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 시한 내 증자에 참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며 "도시공사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고의적으로 도시공사가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시공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고 싸이칸홀딩스가 70억원을 모두 출자할 경우 인천도시관광에 대한 싸이칸홀딩스의 지분율은 82%까지 높아지고 도시공사의 지분율은 17% 수준으로 떨어진다. 20만8천710㎡ 규모 송도유원지(송도관광단지 4블록)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관광에 대한 지분율이 하락하면 사실상 땅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도시공사는 설명했다.

게다가 송도유원지 개발 등에 대한 도시공사의 개입이나 감시가 어려워지고, 앞으로 가져갈 수 있는 수익규모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천도시관광주식회사 소유 부동산 가치는 현재 용도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885억원에 달한다. 추후 이 일대 새로운 계획이 수립되거나 개발이 추진될 경우 부동산 가치는 대폭 상승할 수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도시공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민간업자가 횡포를 부리고 있다. 인천시민의 땅인 송도유원지를 빼앗아 가려는 것"이라며 "도시공사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