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여주지역의 산림이 불법 산지개발과 주민들 부주의로 인한 잦은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여주시에 따르면 여주지역 산림은 지난 한해 동안 72차례에 걸친 불법 산지개발과 무허가 벌채, 산불 발생 등으로 훼손된 면적만 62만7천926㎡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만2천700㎡)보다 무려 15배나 증가한 규모로, 1년 사이 축구장 88개 넓이의 산림이 사라진 셈이다.

가장 큰 산림 훼손은 산불에서 비롯됐다.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인한 화재와 농민들의 논·밭두렁 태우기, 주민들의 쓰레기 소각 등으로 55만3천㎡의 산림이 소실됐다.

불법을 동반한 무작위 산지개발은 더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4년 불법 산지전용과 무허가 벌채 등으로 2만7천382㎡의 산림이 훼손됐고 지난해에는 두배 가까이 증가한 4만7천544㎡의 산림이 무차별 난개발로 사라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점동면 흔암리의 한 청소년수련원이 3만㎡가량의 인근 야산을 막무가내로 파헤쳐 불법 개발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수련원은 훼손한 산림에 석축과 조경시설을 설치하는 등 수련원 내 부대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가남읍 화평리에서는 한 농민이 밭으로 사용하기 위해 임야 수천㎡를 허가 없이 벌채하다 이웃주민들에 의해 고발 조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난개발로 훼손된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민 김모(53)씨는 "청소년수련원 등 주로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구잡이식 산림훼손이 끊이질 않는다"며 "산림보호를 위해 행정당국의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 내 개발수요가 증가하면서 허가를 받지 않고 산림을 훼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불법으로 훼손한 현장을 면밀히 파악해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주/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