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상 간소하게 차리고 남은 음식 재활용하기
선물 과대포장·일회용품 사용 자제 쓰레기 줄여야
'작은 것부터 지혜롭게 실천' 환경보호 앞장서야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
다가오는 음력 1월 1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설날에는 설빔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세배와 덕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윷놀이, 제기차기, 연날리기 등 전통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또한 설 떡국과 정성을 다해 준비한 차례 음식은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이렇듯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풍성한 음식과 덕담을 나누는 설날은 '연시(年始)', '연두(年頭)'라는 말로 불려 새로움, 시작을 알리는 날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설날은 삼가고 조심한다는 의미의 '신(愼)'자가 들어간 '신일(愼日)'이라 불리기도 한다. 새로운 기운으로 들뜬 날이기도 하지만 낯선 미래로 한걸음 내딛는 날인만큼 자신의 몸가짐을 바로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비단 우리 몸가짐뿐만이 아니다. 설 명절의 들뜬 분위기와 부주의로 인해 각종 안전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폐기물 발생량은 늘어나는 등 환경문제도 다시 한번 살펴봐야할 시기이다.

이에 한강유역환경청은 수도권 시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설 연휴 전후(1월 25일~2월 12일) 환경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다. 화학물질 취급사업장, 하수·폐수처리시설 등 환경기초시설을 비롯한 환경오염 취약지역 및 사업장에 대한 특별 단속을 하고, 특히 설 연휴 기간에는 환경오염사고 대비 상황실을 상시 운영하여 사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모이는 우리의 가정은 어떠한가? 명절에 음식을 풍족하게 차려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것을 미덕(美德)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연간 460만t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도 약 2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음식이 낭비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은 상승하고, 수거·처리 과정에서의 악취와 온실가스 배출 증가 등 환경 피해도 발생한다.

또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주고받는 설 선물의 과대포장으로 인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하고, 포장재 재활용 처리로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감소와 선물 과대포장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2013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시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같은해 9월 백화점 등 유통업체와 '1차식품 친환경포장 실천협약'을 체결한 후, 매년 명절 선물세트 과대포장 모니터링을 실시해 친환경포장 문화 정착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우리 모두 인식하고, 올해 설 명절 즈음하여 일상에서 음식물 및 포장재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간소하게 명절 상을 차리고, 남은 음식은 비빔밥 등으로 다시 활용하여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 명절 선물도 과대포장을 버리고 실속있는 포장으로 바꾸는 노력과 더불어, 명절에 손님접대나 선물 등에 많이 사용하는 나무젓가락, 종이컵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실천이 더욱 요구된다 .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은 거창한 것보다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붉은원숭이 해를 맞아, 지혜롭고 재주 많은 원숭이처럼 우리 모두가 환경보호를 위한 작은 노력부터 지혜롭게 실천하고, 몸은 편안하고 마음은 여유로운 행복한 설 명절을 만들어 보기를 기대해본다.

/홍정기 한강유역환경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