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안살리고 싸움만하니 답답
국회가 물가 안정에 노력했으면
보육시설·일자리 확충 목소리도


4·13 총선을 앞둔 정치권을 향한 인천지역 민심은 차가웠다. '민생은 뒷전인 채 싸움만 하는 정치는 더는 필요없다'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넘쳤다. "정치권이 서민은 안중에 없다",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치권을 향해 불만을 터뜨리는 목소리가 컸다.

입후보예정자들은 설 연휴 기간 전통시장이나 복지관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지만, 냉랭한 표심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설 연휴에 만난 시민들의 정치 불신은 극에 달해 있었다. 남구의 김용래(59)씨는 "(국회가) 본분에 충실해도 모자랄 판에 여당은 친박이니 비박이니 싸우고, 야당은 야당대로 나뉜 상황"이라며 "경제부터 살려야 하는데, 싸움만 하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했다.

계양구 이충현(61)씨는 "선거철이면 후보들이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지만, 정작 당선되면 서민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는지 의문"이라며 "여야가 만날 싸움만 하는데, 투표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어려워져만 가는 경제 상황을 정치권이 손 놓고 지켜만 보고 있다는 불만도 많았다.

연수구에서 8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정심(61·여)씨는 "음식재료비나 가게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음식값은 올리지 못한다. 갈수록 (살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국회가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계양구 작전시장에서 만난 조광현(58)씨는 "경제 상황이 체감상 80년대보다 못한 것 같다"며 "서민들이 소비를 할 수 있게 해줘야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고,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도 먹고 살 수 있을 것 아니냐"고 했다.

남동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마영범(54)씨는 "같은 자리에서 13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하는데, 경기가 매년 하락세"라며 "무엇보다 경제를 살려줄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했다. 구도심 활성화,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청년·노인 일자리 확보 등을 위한 정치권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안상수 새누리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연휴 기간 싸우지 말고, 경제를 살려달라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 살리기'라는 생각으로 경제분야의 지역별 맞춤형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삶의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 민생 좀 챙기라는 목소리가 컸다"며 "더 가난해지고, 더 불행해진 지난 10년을 (이번 총선에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현준기자·인천사회부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