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현역 의원 컷오프가 광범위하게 확산되면 김무성 대표가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던 상향식 공천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여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텃밭인 영남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공천을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박(비 박근혜)계가 의심하고 있어 언제든지 계파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를 안고 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12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여당이 강세지역일수록 과감한 기득권 타파를 할 것"이라면서 "특히 현역의 프리미엄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미경을 대고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쉬운 통계나 숫자만 갖고 하면 엉터리로 나온다"면서 "(의원들의) 개별 케이스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보고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여론조사가 높더라도 다면 평가 결과가 수준 이하인 현역 의원들을 솎아내겠다는 의미로서 사실상 컷오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의정활동이 저조한 의원들을 '양반집 도련님', '월급쟁이'로 지칭한 데 이어 연일 강공 모드인 셈이다.
비박계는 즉각 반발했다. 더욱이 이 위원장의 발언에서 상향식 공천과 상반되는 측면이 부각되자 김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의도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이 원론적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의도적으로 상향식 공천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도록 빌미를 주고 있다"면서 "공관위원장이 됐다고 입장이 바뀌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1월 이 위원장이 당시 당헌·당규개정특위 위원장으로서 여러 차례 "이제 전략공천이라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던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 위원장이 청와대와 친박계의 물밑 지원으로 공관위원장직을 맡게 되자 현역의원 물갈이에 총대를 메고 입장을 바꿨다는 일각의 의구심과 맞닿아 있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역대 총선을 보면 컷오프를 하려고 그런 식으로 공천을 했는데, 이 위원장도 이를 따라가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공관위 내부에서도 이 위원장이 실현 가능성이 없는 얘기를 해서 골치 아프다는 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