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은 높고 조금은 가볍게,
살고 싶었으나
어쩌면 이렇게 주위를 돌며
세상을 풍경으로
바라보는
공중 정원의 저녁

옥탑방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옥탑방 만큼의 공간을 빼고 난, 나머지 세계이므로 응시하는 대로 자신의 소유가 된다. 여기서 소유는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가지려고 하지 않는 것,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이를테면 자신이 가진 것만큼 만족하고, 감사함으로써 '욕심의 고리'를 차단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상대방을 뛰어 넘어 '조금 더 높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짐을 주며 '조금 더 가볍게' 살려고 한다.
어느 겨울 침묵하며 피어난 이름 모를 꽃을 보는 것처럼 "주위를 돌며/세상을 풍경으로/바라보는" 시선은 상대를 통해 나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나라는 추위'를 견디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꽃들이 만발한 '공중 정원의 저녁"에서 지금도 적다면서 많아지려고 노력하는, 가난한 당신의 행복을 생각한다.
/권성훈 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