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과 건강한 민주적 사회만들기 동참위해 노력
서로 약자 보호하며 共同善과 가치 지켜나가야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겠다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지고, 국가 생존과 직결된 경제 및 군사력 유지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결혼하고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아이 하나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대가족 제도와 전통적인 공동체 문화가 사라졌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육아의 부담을 분담해줄 주체가 사라지고 동시에 부모가 되는 교육을 받을 기회도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가 되는 교육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젊은 부모에게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떠맡기고, 아동을 범죄와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그들의 권리를 지켜가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책임이 개별 가족에게 주어져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사회가 떠안아야 할 과제는 "어떤 도시를 만들고 그 속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가 될 것이다.
그 답의 하나로 유엔 아동기구 즉, 유니세프의 '아동친화도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니세프가 말하는 '아동친화도시'는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로 유엔 아동권리 협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하는 지역사회이다.
2000년부터 시작돼 전 세계 1천300여 도시가 인증을 받았고, 우리나라에는 서울 성북구가 유일하게 인증을 받았다. 현재 우리 서구를 포함해 국내 27개 자치단체가 인증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우리 서구도 지난달 '아동친화도시'협의회에 가입함으로써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기 위한 노력의 첫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1년 6개월에서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동친화도시 인증 준비 과정에서 서구 아동정책의 현 위치에 대한 냉정한 점검과 자기반성 속에 우선 미래세대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도입과 기존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 나갈 것이다.
서구가 '아동친화도시'로 인정받으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고 동시에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할 줄 하는 민주적 시민으로, 당당하고 배려심 깊은 인격체로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도시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아울러 '인류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가 모든 인간에게 살기 적합한 곳이 되어야 한다('인류거주문제에 대한 UN 국제회의 - 헤비타트 Ⅱ' 결의사항)' 는 인간 모두의 소망과 특히 '아동들의 안녕'이야말로 건강한 도시, 민주적 사회, 그리고 훌륭한 거버넌스의 결과라는 인류 공통의 믿음에 동참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동시에 품격있고 살기 좋고 도시는 빌딩과 넓은 도로, 큰 공원과 근사한 공연장을 트로피 획득하듯이 하나하나 얻어나가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권리와 자유를 배려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공동선(共同善)과 가치를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얻어진다는 믿음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