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에서 안양 중앙로의 안양1번가를 지나 관악역까지 출퇴근하는 최태흥(31·안양시 만안구 안양동)씨는 정류장에 몰려있는 인파와 만성적인 체증으로 짜증나는 하루를 시작한다.
 
안양 1번가를 지나는 모든 버스들이 근거리 노선을 외면한 채 일부러 우회해서라도 수익을 위해 '황금노선'구간을 빼놓지 않기 때문이다.
 
안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내버스 회사인 삼영운수와 보영운수 등 2개 회사에서 운영하는 13개 노선 중 12개 노선이 안양1번가를 경유하는 등 황금노선 쟁탈전이 치열하다.
 
그러나 안양 1번가 도로사정은 불과 편도 2차선으로 차선 폭도 넓지 않아 이 구간을 지나는 버스기사들조차 아찔한 접촉사고 위기로 감정 충돌하기 일쑤다.
 
시민들도 버스들이 상습적으로 한꺼번에 몰려 이중정차를 하는 바람에 인파속을 헤치고 차선으로 뛰어들어 허겁지겁 버스를 타야 하는 전쟁을 치러야 한다.
 
수원시도 수원역~팔달문~장안문 구간이 대표적인 황금노선.
 
수원시내 일반버스 162개 노선 가운데 이곳을 지나지 않는 노선은 불과 9개 노선(점유율 5.6%)이 전부일 정도로 심각한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 수원시 외곽을 순환하는 41개 노선중 성남과 용인, 서울로 향하는 동북방면을 중심으로 35개 노선이 몰려있고 병점과 비봉, 발안 등 서남부 외곽을 잇는 연계수단은 아주 빈약해 돈 되는 노선에만 집중돼 있다.
 
남양주시의 경우 오남읍 양지리와 서울 강변역, 광장동, 길동으로 이어지는 서울행 노선이 황금노선으로 편성돼 시내 일반버스만 전체 80%인 60대가 배정되는 등 심각한 노선편중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도 42호선을 따라 국도 45호선으로 이어지는 수원역~용인 에버랜드간 600번 시내좌석버스 노선은 수도권 남부지역 대표적인 황금노선 시장으로 통한다.
 
그러나 정작 용인시내를 순회하는 시내버스의 경우 국도 42호선을 위주로 한 노선이 전체 70%이상을 차지한 반면 용인시내~수지읍을 오가는 단거리 노선은 2개 노선이 고작이다.
 
거의 모든 노선이 용인시내~신갈오거리를 거쳐 수지로 연결하는 돈되는 구간만을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장수(52·용인시 김량장동)씨는 “용인과 수지읍은 구성 어정을 거쳐 가는 단거리 노선이 거의 없어 대다수 이용객들이 신갈로 우회해 5㎞정도를 더 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요금을 더 주더라도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같이 경기도내 시내일반버스들이 시내 중심가 등 돈되는 노선을 위주로한 노선 편중도가 심해 출퇴근시간과 통학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을 유발, 시민들의 편의보다는 업체들의 배불리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황금노선 또한 업체들에게는 현금이나 다름없다.
 
황금노선을 놓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업체들간의 치열한 눈치보기와 알력다툼은 이들 업계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 돼버렸으며 행정기관을 향한 지속적인 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버스업체도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기 때문에 버스 이용자가 많은 지역을 선호하게 마련”이라며 “수요·공급의 원칙이 어느정도 적용된다고 해석하면 된다”고 원론적 해명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