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실의 존치여부를 둘러싼 희생 학생 가족과 재학생 학부모, 학교 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신학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은 교실존치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실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맞서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무산시키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16일 오후 2시께 단원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예정된 안산시 단원구의 올림픽기념관에는 재학생 학부모 20여 명이 출입문을 걸어 잠근 채 신입생들의 입장을 막아섰다.
신입생들이 출입문 쪽으로 다가서자 이들은 "존치교실 앞에서 심리적 불안감, 죄책감, 표현의 자유가 없어 정상적인 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나눠주며 모두 돌려보냈다.
이들은 단원고 교사 등 학교 관계자들조차 기념관 내부로 들어서지 못하게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 등 사소한 몸싸움까지 발생했다. 오리엔테이션을 돕기 위한 학생회 소속 재학생 20여 명도 들어가지 못한 채 강추위 속에 주변을 맴돌아야 했다.
사정이 이렇자 학교 측은 행사 15분을 앞둔 1시 45분께 결국 반 배치와 교과서 배부 등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갑자기 행사가 취소되자 신입생들은 반발하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신입생 조모(16)양은 "교실 존치문제가 입학 전에는 해결될 줄 알고, 단원고에 지망했다"며 "어떤 식으로든 재학생과 신입생들의 수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 안산교육지원청 점거 농성은 물론 이재정 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하기로 하는 등 물리적·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4년 11월 교실존치 문제가 불거진 이후 재학생 학부모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기 단원고 학교운영위원장은 "교실을 정리하는 데 걸리는 최소한의 기간을 고려하면 오는 19일 안에는 도교육청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재학생 방과 후 수업을 거부하거나 학생들을 교육청으로 등교시키겠다"고 말했다.
/김환기·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