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건축주로부터 20억원 챙겨
무면허업자 240명 붙잡아
지역 마사지업소 소방점검
10곳중 3곳 화재발생 취약
부실시공으로 인한 건물붕괴 사고와 대형화재로 발생한 인명피해 등 국내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이런 안전불감증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법에 명시된 각종 안전관련 법규와 규칙들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인재(人災)다.
정확히 2년 전인 2014년 2월 17일, 무자격 업체의 시공으로 건물이 붕괴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10명 사망)와 지난해 인천 계양구 마사지 업소 화재참사(4명 사망) 이후 인천 경찰이 건설업계에 만연해 있는 불법 면허대여행위와 마사지 업소의 소방시설을 점검한 결과 사고 이전과 달라진 게 없었다.
▲마우나리조트 판박이 무면허 건설업자 무더기 적발
불법으로 건설업 등록증을 빌려주고 수십억원을 챙긴 건설사 대표와 등록증을 빌려 건물을 지은 건축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건설업 등록증을 빌려주고 20억원을 챙긴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A(48)씨를 구속하고 면허를 빌려 불법 건축물을 지은 무면허 건축업자 24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적발된 건축업자들은 인천과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일대 500여 곳의 공동주택을 무면허로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부평구에 한 건설회사를 설립하고 등록증을 빌려주는 대가로 건축주들로부터 건당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모두 2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도 이런 무면허업자가 불법 시공한 건물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로부터 무허가 건축 중인 사실을 통보받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준공된 현장을 안전 진단하고 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는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인천 마사지업소 화재무방비
지난해 인천 계양구에서 발생한 마사지 업소 화재참사 이후 경찰과 소방 당국이 지역 마사지 업소에 대한 안전점검을 벌인 결과 10곳 중 3곳은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지난 1월 31일까지 인천 지역 마사지 업소 316곳을 조사한 결과 소방시설 등이 불량한 90곳을 적발했다.
경찰은 방화문을 고정해 놓고 피난기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물건 등을 쌓아둔 마사지 업소 3곳에 과태료를 부과했고, 영업장 용도를 마음대로 변경한 2곳에 대해선 시정명령을 내렸다. 소화기나 유도등 같은 소방시설이 미비한 나머지 85곳에 대해선 법규를 이행하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사지업소는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있지 않아 소방법규를 강력하게 적용하지 못한다"며 "이번 단속을 계기로 정부에 관련 법 개정 등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명호·윤설아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