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22일 수원의 한 모텔에서 발생한 20대 남녀 5명의 음독자살은 경찰의 단속 등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자살사이트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한 동반 자살 사건은 지난 2000년 12월 14일 강원도 강릉의 한 리조텔 객실에서 대학생 차모(당시 21세)씨와 김모(28)씨가 카드빚과 가정환경을 비관, 독극물을 마시고 목숨을 끊은 것이 처음이다. 그후 자살사이트를 통한 동반자살이 잇따라 발생했지만 5명이 함께 자살하기는 이번 수원 모텔사건이 처음이다.
아직 최종 확인이 이뤄지기 전이지만 유서나 쪽지 등 여러 정황을 살펴볼때 수원 B모텔에서 숨진 5명도 자살사이트 또는 인터넷을 통해 '죽음에의 동행'을 계획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로 숨진 문모(20·여)씨와 민모(20)씨의 호주머니에서 'e-메일로 연락드렸던 사람이에요. 구파발, 종로3가, 수원역', '수원역~시외버스터미널~대합실'이라고 적힌 쪽지가 각각 발견된 점, 이들 모두 동일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가입한 점 등으로 보아 자살 관련 사이트를 통해 알게되어 서로 메일을 주고받으며 자살방법과 장소에 대해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모(29)씨는 유서에 “모 포털사이트의 '심부름센터' 몇몇사람과 '일회용'이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독극물을 구해준다고 했으나 300만원을 사기당했다”고 적어 놓는 등 인터넷상에서 구체적인 자살정보가 교환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이다.
이처럼 '자살'이 인터넷상에서 활개를 치고 있지만 이들 사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근절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경찰도 인터넷에서 자살의 방법과 약품종류, 심지어 자살가격까지 흥정하는 운영자에게 자살방조죄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자살사이트 여전히 활개 '충격'
입력 2004-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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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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