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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 수원시 팔달구선관委 위원·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
어느덧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예비후보자들은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공약과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거구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지난 2015년 연말까지 확정해야 했던 자신들의 의무는 망각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였기에 선거가 두 달도 안 남은 지금 이 시점에서도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것이다. 국민들의 선거에 대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점점 증폭돼가고 있다. 물론 과거에도 선거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컸었지만 최근 정치권의 무능과 대결 구도에 지친 많은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선거와 정치권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언젠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국민들을 무서워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 기대를 충족할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가면서 그에 따라 선거에 대한 무관심도 커져 가고 있다. 누굴 뽑아도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일꾼이 없다는 생각 등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들의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정치가 엉망일수록 국민들은 투표권을 행사해 우리의 준엄한 목소리를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의 불신과 불통의 모습에 국민들이 약간이나마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임기 만료 공직 선거에서 투표율은 60%가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54% 정도며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57% 정도였다.

투표율이 60%도 안 되는 상황에서 다수 득표를 얻은 후보자가 해당 지역의 정치인이 되는 상황을 어떻게 봐야만 할까? 후보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과반 득표를 한다 해도 평균적으로 해당 지역 전체 유권자의 30% 내외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는 사람이 정치인이 된다. 약 70%의 유권자에게는 지지를 받지 못한 자가 당선인이 된다면 그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투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국민들도 꽤 많을 것이다. 투표일에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개인 사정상 투표를 할 수 없는 사람도 다수일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시행된 지 얼마 안 됐기에 많은 국민들은 사전투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과거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사람은 번거로운 부재자 신고를 해야만 해당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선거일 전 5, 6일에 전국의 읍·면·동마다 설치되는 사전투표소 어디를 가서도 자유롭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에 참여하기 위해 어떠한 신고도 할 필요 없이 사전투표일에 집, 직장, 여행지 어디서든 가까운 사전투표소에 신분증을 지참하고 찾아가면 투표할 수 있다. 또한 사전투표일은 금, 토요일 2일간 진행되기에 평일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국민들도 토요일에 편하게 투표를 할 수 있다. 사실상 3일간 투표를 할 수 있는 현 공직선거 체제에서 선택은 국민들의 몫이다. 뽑을 사람이 없다고, 뽑아봤자 소용없다는 수동적인 자세를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해보자. 다수의 국민이 투표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정치인들은 우리 국민들을 더 무서워하고 책임감을 갖지 않을까? 모든 국민이 3일간의 투표에 참여해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인, 올바른 공약과 정책을 보여주는 정치인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자.

/장성근 수원시 팔달구선관委 위원·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