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레 장애인을 무시하고 천대
스스로 감추고 절대 드러내고
싶지않은 것은 무엇이 있나요?
만일 그렇게 살아왔다면 우리는
장애를 넘지못한 마음의 미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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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엔 멀쩡한 정상인도 알고 보면 장애인이 참 많습니다. 자기들은 정상인이라면서 장애인을 무시하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기실 자기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 "너는 장애인 아니냐?"입니다.
장애는 장애를 인정하는 순간에 장애가 사라집니다. 그러나 장애인이면서 마음은 "왜 하필 내가 장애 여야 하는가?" "그 많은 사람 중에 내가 하필이면 내가 장애를 갖게 되었을까?" 하고 마음으로 원망하고 있다면 장애를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움을 요청할 것은 하고 자기 장애 조건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장애인은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닙니다. 이미 그는 장애를 극복한 장애 모양 정상인입니다.
정상 모양 장애인들도 장애 모양 장애인들처럼 불평불만이 하늘을 찌릅니다. "내 얼굴! 이게 뭐야! 좀 가냘프게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버지가 이때 말기 암에 걸리시면 어떻게. 이제 집 사려고 하는데 목돈 다 날리게 생겼네!" "사돈이 이러면 안되지! 제 아들은 뭐 잘 났다고 집 열쇠를 가져오래!" 이루 열거 할 수도 없는 불평들을 얼마든지 쏟아 냅니다. 장애를 인정해야 장애를 극복하는 것인데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과연 자기 앞에 장애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어떻게 보면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장애인을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자기 자신의 장애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것은 장애인도 정상인도 모두 어려운 일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장애인보다 정상인이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장애인은 장애가 바로 드러나서 인정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상인은 장애가 눈으로 바로 드러 나지 않기 때문에 감추려면 얼마든지 감출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인정하지 않고 시치미를 뚝 떼면 얼마든지 인정 안 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을 동원하면 더 화려하게 장애를 피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를 피해 간다고 장애가 극복되는 것이 아니기에 장애 극복은 정상인이 장애인보다 불리합니다.
거죽으로 멀쩡하다 못해 화려한 사람들이 알고 보면 장애인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무시하고 천대합니다. 이들은 모양으로는 장애인들을 보면서 자기의 치부를 보기 때문에 오히려 경악하고 발악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노이로제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불리는 것일 뿐 정상인인지는 되물어야 합니다. 내가 감추고 절대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혹시 우리는 이 장애를 감추고 평생 살지는 않았나요? 만일 감추고 살아왔다면 우리는 장애를 넘지 못한 마음의 미숙아입니다. 미숙아는 괴로움을 겪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끔 겪는 우울과 분노는 혹시 여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요!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