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체류 연장을 목적으로 허위 난민신청을 한 이집트인들과 이들로부터 돈을 받고 난민 신청서류를 작성해 준 브로커 등 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허위 난민신청자 중에는 인천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에 불법 취업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송도 중고차수출단지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천 여명에 가까운 아랍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은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허위 난민신청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에 관광비자로 입국한 이집트인들에게 허위 난민신청 서류 등을 작성해준 혐의(위계에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브로커 A(45)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브로커 1명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브로커들에게 돈을 주고 허위로 난민신청을 한 이집트인 B(29)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나머지 4명의 이집트인들을 불구속 입건했다.

브로커들은 올해 1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B씨 등 이집트인들과 사전에 공모한 뒤 100만~500만원 씩 받고 난민 신청에 필요한 임대차 계약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해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외국인이 난민신청을 하면 인정이든 불인정이든 정부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 기간 동안 불법체류자 신분을 면할 수 있어 전문 브로커가 활발히 활동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번에 적발된 이집트인 중 일부는 난민신청을 해놓고 송도 중고차단지에 불법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도 중고차수출단지의 한 관계자는 "허위로 난민신청을 해놓고 중고차수출 단지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에서 일하는 허위 난민신청자 대부분은 다른 사업자 밑에서 고용된 형태로 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기 때문에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허위 난민신청자들이 중고차매매단지 등으로 몰려들지 않도록 이 일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명호·김주엽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