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할인사업 예산삭감 진통 정부·지자체 지원·관심 인색
민간경쟁 맡겨 돈안되면 항로 포기 "섬 살리려면 접근성 먼저"
옹진~인천 간 여객선은 8개 항로에서 14척이 운항 중이다. 지난해 인천 연안 여객선을 이용한 승객은 인천~백령 30만명, 인천~덕적 31만명 등 130만명에 달한다.
여객선은 특정 주민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 군인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교통수단이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대중교통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여객선은 또 다른 대중교통보다 상대적으로 요금이 비싸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백령도행 여객선의 경우 해상거리가 222㎞인데, 기본 편도요금이 6만6천500원(주말·연휴 할증시 7만3천원)이다. 비슷한 거리인 인천~김제(226㎞)간 버스운임이 1만5천원이고, 거리가 더 먼 서울~부산(397㎞) KTX운임은 5만8천800원이다.
4인 가족이 백령도로 여행을 가려면 왕복 52만원이 필요하다. 4만~5만원(편도) 짜리 제주도행 비행기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요즘 관광객들이 뱃길로 4시간 넘는 백령도를 비싼 돈을 들여 갈 이유가 없다.
해상 교통에 대한 정부·자치단체의 예산 지원과 관심은 인색하다. 해수부는 낙도 보조 항로 3곳(진리·울도, 서검·하리, 풍도·육도)에 대해서만 지원을 해줄 뿐 다른 항로는 민간 선사의 경쟁에 맡길 뿐이다.
결국, 우리고속훼리처럼 선사는 돈이 안 되는 항로를 포기하기도 한다. 인천시가 올해 시내버스 전체 210개 노선(2천308대) 중 170개 노선(1천823대)에 대해 적자 노선 예산지원 등 570억원 규모의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인천시민에게 뱃값을 50% 할인해주는 사업 예산도 해마다 인천시가 삭감해 예산 편성 시 매번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부터는 서해5도에서 1박 이상 머무는 방문객에게 뱃값의 50%를 지원해주는 '서해5도 방문의 해' 지원 사업마저 중단됐다.
세월호 사건 이후 강화된 안전관리 기준으로 기상악화로 인한 여객선 결항이 잦아지면서 섬 주민들은 언제 발이 묶일지 모르는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실제, 백령항로의 경우 2013년 1년 29차례 결항했지만, 2015년 63차례로 2배 넘게 늘었다.
옹진군 주민들은 여객선의 대중교통화와 연안 여객선 운임 지원, 적자항로 손실 지원, 노후 여객선 건조 국비 지원, 접안시설 확충 등을 꾸준히 해수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없다.
옹진군 관계자는 "섬이 살아나려면 우선 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져야 한다"며 "정부와 인천시가 섬 지역 교통에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긴급진단┃'섬 가치 재창조' 해상 교통이 먼저다] (상) 해상교통 실태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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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1 22:31
수정 2016-02-2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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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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