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질문 못받은 예비후보 '난감'
'지역연고 약하다' 묻자 '동문서답'
새누리당의 제20대 총선 공천신청자 면접이 열린 20~2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는 '금(金)배지'를 노리는 전·현직 의원과 신인들이 몰려 공천 경쟁을 벌였다. 과거와 달리 현역 의원들도 예외 없이 신인들과 같이 심사장에 나와 '수험생'처럼 대기실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공직 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21일까지 경기·인천 지역 23곳에 대한 면접 심사를 마쳤다. 수원·화성·용인 등 선거구 변동이 있는 지역은 선거구획정이 마무리되면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면접은 예비후보 모두 면접장 앞에 마련된 의자에 나란히 앉아 대기하다가 면접장 문이 열리면 다 같이 들어가는 '다(多)대 다(多)' 면접 심사를 받았다. 가장 먼저 주어진 시간에 자기소개를 하면, 공관위원들이 개인별 질문을 하는 방식이었지만 질문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예비후보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인천 남동갑 문대성 의원의 경우 "불출마 선언을 했다가 번복한 것과 부산에서 인천으로 지역구를 옮긴 데 대해 지역주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는가 하면 구본철 예비후보는 과거 18대 총선에서 선거법을 위반한 전력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서울에서 내려온 충청도 출신의 한 예비후보는 지역 연고가 약하다는 질문에 "충청도 사람이 많이 살기 때문에 내려왔다"고 하는 등 '동문서답'을 하는 어색한 장면도 연출됐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안양 동안을에 신청한 안기영 예비후보는 "2012년 대선 때 허위경력 기재로 고소된 사실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시 임명장을 제출하고 당사자를 무고로 고발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현재 당 원내대표를 맡은 원유철(평택갑) 의원도 직접 심사장에 나와 5선에 도전하는 심경과 수도권 선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공천 잘 부탁한다"고 머리를 숙였고, 친박계 실세인 홍문종(의정부갑) 의원 등 도내 중진 의원들도 장시간 대기하는 모습이 잇따랐다.
이밖에 광명갑의 일부 예비후보들은 각자 출마의 변을 밝히면서 상대 후보를 헐뜯으며 비방해 공관위로부터 주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측근인 차명진(부천 소사) 전 의원은 "길거리에 떨어진 담배 꽁초를 줍는 봉사를 하면서 선거운동을 한다"면서 자신이 만든 비닐 쓰레기봉투를 들고 시연을 해 보이기도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