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산하기관인 고양문화재단의 '시의회 막말 파문' 발생 1년 4개월여 만에 문제 직원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의결·확정됐음에도 시행을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의혹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22일 시와 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12일 인사위원회를 열고 A본부장 등 7명에 대해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 B간부 등 7명은 견책·경고 등 경징계하기로 의결하고 지난 15일 시에 보고했다.

의결기관인 인사위 심의 결과는 뒤바뀔 수 없어 통상적으로 징계가 확정되면 즉시 당사자들에게 통보하는 등 신속히 조직을 정상화하는 절차가 진행됨에도 재단 당연직 이사장인 고양시장은 인사위 결정 열흘이 넘도록 미루고 있어 징계결과 조작 우려 등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징계 적법성 검토와 문서 정리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시는 이미 지난 연말 이 같은 내용의 징계안을 재단과 협의한 바 있어 이제 와서 시간이 지연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시 안팎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직원은 "이달 초 재단 대표이사가 새로 취임한 상황에서 하루빨리 과거를 청산하고 새 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시가 징계 시행을 미루면서 부담만 주고 있다"며 "당장 내일이라도 징계를 시행하고 재단 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양문화재단은 지난 2014년 12월 초 고양시의회 예산심사를 앞두고 자체 리허설을 하면서 간부들이 시의원들을 지칭해 '바보 같은 놈들', '무식한 것들'이라고 막말을 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져 시의회에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파행을 겪었었다.

이후 시는 이듬해 4~10월 3차에 걸친 감사를 통해 직원들의 각종 비위를 적발, 같은 해 12월 최종 감사결과보고서를 시의회에 제출했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