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정조시대 교지를 재현한 가평 장지방 전통 한지가 3·1절 기념행사에서 대통령이 수여할 유공자 표창장에 쓰이게 돼 화제다.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17호 한지장(韓紙匠)의 공방인 장지방은 지난해 6월부터 행정자치부에서 실시한 '훈·포장 용지 개선사업'을 통해 조선시대 교지(敎旨)용 한지와 가장 근접한 전통 한지를 재현해 최근 행자부에 납품을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지금까지 훈·포장에 사용되어 온 한지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왜곡과 변형된 일본식 기술로 만든 것임을 확인하고 TF팀을 구성해 조선 정조시대 전통한지를 재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사업은 가평 장지방을 포함한 전국 11개 한지업체가 참여해 표본 선정, 한지장인 인터뷰, 업체별 제조기법 발표회 등과 재현품을 시연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가평 장지방을 포함한 5개 업체가 밀도, 내절도, 투기도 등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최종 재현에 성공했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한지는 인쇄성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닥과 펄프를 혼합한 한국 고유의 한지와 거리가 있는 종이를 사용해 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행자부가 직접 나서게 된 것"이라면서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앞으로 정부기관 등의 표창장과 임명장에 한지사용을 확대하고, 각 자치단체에 한지사용촉진조례 제정을 권장하는 등 전통한지 수요 확산을 위한 노력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가평 장지방은 4대 127년째 가평에서 전통방식 그대로 직접 재배한 닥나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드는 전통한지제조 업체로서, 3대 장용훈 선생은 지난 2010년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가평/김민수 기자 km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