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입학을 일주일 앞둔 24일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서는 교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 이른바 '존치 교실'을 그대로 두고 신입생을 받아야 하는 탓에 지난 20일 뒤늦게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철근을 자르는 글라인더 소음이 곳곳에서 흘러나왔고, 특유의 용접 냄새가 진동했다.
교장실과 스쿨닥터실은 컨테이너, 본교무실은 도서실, 음악실은 시청각실 등으로 각각 이사하느라 책·걸상을 비롯한 집기류가 복도에 널려 있었다. 시멘트와 목재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도 곳곳에쌓여 있었다.
소집일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은 공사 인부들 사이로 코와 입을 막고 교실을 오갔고, 교사들은 임시로 마련된 교무실에서 입학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교사는 "단시간 내에 부족한 교실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몰려 학교가 공사판이 됐다"며 "교실을 쪼개서 반으로 나누거나 중요성이 다소 떨어지는 공간을 교실로 대체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원고의 교실은 총 40개다. 새로 들어오는 1학년 12학급을 합쳐 38개 교실이 필요한데, 존치 교실 10곳을 빼고 부족한 8개 교실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단원고는 우선 교사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최대한 축소하기로 했다.
교장실은 교실 면적인 66㎡로, 신입생들이 사용할 1학년 1반 교실이 된다.
단원고는 25일 컨테이너 3개 동을 들여와 건물 밖에 설치, 교장실과 스쿨닥터실로 쓸 계획이다. 이사를 위해 집기류는 이미 현관 앞으로 빼놓은 상태다.
교감실과 행정업무를 주로 하는 본교무실은 도서실 자투리 공간으로 옮겨졌다.
도서실 사서석 옆에는 교감실이 임시로 들어섰고, 줄지어 선 책장 한 켠에 15명의 교사가 각자의 책상을 가져다 놓고 업무를 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 공간이 일부 사라지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교실 2.5개 크기의 컴퓨터실은 칸막이를 세워 공간을 분리하는 이른바 '쪼개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일반 교실 2곳으로 바뀌고, 남은 공간은 특수학급이 사용하기로 했다.
단원고는 올해 노트북을 임대해 컴퓨터 교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컴퓨터실은 당분간 사라진다고 전했다.
음악실 또한 일반 교실로 바뀐다. 음악 수업은 시청각실에서 대신할 예정이다.
35명(순회 학급 7명 포함) 규모의 특수학급은 2.5개 교실을 쓰기로 했다가 1개 교실을 일반 학급에 내주기로 했다.
또다른 교사는 "특수학급 아이들은 돌발 행동이 잦아 좁은 교실에 몰렸다가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정원보다 많은 특수 학급 아이들이 있는 우리 학교로서는 교실 부족 문제가 큰 걱정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중간·기말고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배부하고 회수해야 하는 고사준비실도 일반 교실로 바뀐다.
이처럼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10개 존치 교실이 있는 2∼3층은 여전히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유지됐다.
책상에는 아이들의 생환을 염원하며 눈물로 쓴 유족들의 편지가 올려져 있었고, 칠판에는 희생자 한명한명의 이름을 적어놓은 선후배들의 글씨가 선명했다.
단원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동일한 교육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사를 하는 것"이라며 "유족들 스스로 존치 교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를 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실은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존치 교실을 강제로 철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재학생과 유족이 논의해 최선의 방안을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단원고에서 장기 학교운영위원장과 재학생 학부모 대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유가족 대표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존치 교실' 문제를 협의했다.
단원고 학교운영위 측은 입학식 전까지 존치 교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문을 폐쇄, 학생과 교사의 출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10개 교실, 이른바 '존치 교실'을 그대로 두고 신입생을 받아야 하는 탓에 지난 20일 뒤늦게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학교 안으로 들어서자 철근을 자르는 글라인더 소음이 곳곳에서 흘러나왔고, 특유의 용접 냄새가 진동했다.
교장실과 스쿨닥터실은 컨테이너, 본교무실은 도서실, 음악실은 시청각실 등으로 각각 이사하느라 책·걸상을 비롯한 집기류가 복도에 널려 있었다. 시멘트와 목재 등 공사에 필요한 자재도 곳곳에쌓여 있었다.
소집일을 맞아 등교한 학생들은 공사 인부들 사이로 코와 입을 막고 교실을 오갔고, 교사들은 임시로 마련된 교무실에서 입학식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교사는 "단시간 내에 부족한 교실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몰려 학교가 공사판이 됐다"며 "교실을 쪼개서 반으로 나누거나 중요성이 다소 떨어지는 공간을 교실로 대체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원고의 교실은 총 40개다. 새로 들어오는 1학년 12학급을 합쳐 38개 교실이 필요한데, 존치 교실 10곳을 빼고 부족한 8개 교실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단원고는 우선 교사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최대한 축소하기로 했다.
교장실은 교실 면적인 66㎡로, 신입생들이 사용할 1학년 1반 교실이 된다.
단원고는 25일 컨테이너 3개 동을 들여와 건물 밖에 설치, 교장실과 스쿨닥터실로 쓸 계획이다. 이사를 위해 집기류는 이미 현관 앞으로 빼놓은 상태다.
교감실과 행정업무를 주로 하는 본교무실은 도서실 자투리 공간으로 옮겨졌다.
도서실 사서석 옆에는 교감실이 임시로 들어섰고, 줄지어 선 책장 한 켠에 15명의 교사가 각자의 책상을 가져다 놓고 업무를 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 공간이 일부 사라지는 것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교실 2.5개 크기의 컴퓨터실은 칸막이를 세워 공간을 분리하는 이른바 '쪼개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은 일반 교실 2곳으로 바뀌고, 남은 공간은 특수학급이 사용하기로 했다.
단원고는 올해 노트북을 임대해 컴퓨터 교육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컴퓨터실은 당분간 사라진다고 전했다.
음악실 또한 일반 교실로 바뀐다. 음악 수업은 시청각실에서 대신할 예정이다.
35명(순회 학급 7명 포함) 규모의 특수학급은 2.5개 교실을 쓰기로 했다가 1개 교실을 일반 학급에 내주기로 했다.
또다른 교사는 "특수학급 아이들은 돌발 행동이 잦아 좁은 교실에 몰렸다가는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정원보다 많은 특수 학급 아이들이 있는 우리 학교로서는 교실 부족 문제가 큰 걱정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밖에 중간·기말고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배부하고 회수해야 하는 고사준비실도 일반 교실로 바뀐다.
이처럼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10개 존치 교실이 있는 2∼3층은 여전히 엄숙한 추모 분위기가 유지됐다.
책상에는 아이들의 생환을 염원하며 눈물로 쓴 유족들의 편지가 올려져 있었고, 칠판에는 희생자 한명한명의 이름을 적어놓은 선후배들의 글씨가 선명했다.
단원고 관계자는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동일한 교육 환경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사를 하는 것"이라며 "유족들 스스로 존치 교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충분한 협의를 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실은 학생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다만 존치 교실을 강제로 철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재학생과 유족이 논의해 최선의 방안을 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전날 단원고에서 장기 학교운영위원장과 재학생 학부모 대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과 유가족 대표 등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존치 교실' 문제를 협의했다.
단원고 학교운영위 측은 입학식 전까지 존치 교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문을 폐쇄, 학생과 교사의 출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