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부장 판·검사를 거치지 않은 채 자치단체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는 법 해석 능력이 부족하다는 구의원의 발언에 대해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회기 중 의원의 발언이라고 하지만, 개인에 대한 모독과 폄하의도가 짙다는 것이다.

노조는 박의원 자신이 발의한 조례안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한 보복성 발언으로 보고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서구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지난 24일 제208회 임시회에서 지난해 12월 보류된 '서구 봉수대로 화학공장 주변 주민협의체 구성 및 운영 조례안'에 대한 재심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형렬 의원이 법무팀장에게 판사·검사를 하지 않고 변호사 교육만 받아 법 해석을 제대로 못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는 것이다.

25일 서구의회 새누리당 이한종의원에 따르면 박의원은 조례안 심의에서 법무팀장에게 "변호사도 여러 가지 변호사가 있다. 한 명의 변호사에 사무장도 있고, (자신이 법률 검토를 의뢰한) 로펌에는 800명 정도 되는 변호사들이 있는 데 서울대 나오고 다 부장검사·부장판사 출신이다. 팀장님 변호사·판사·검사를 하셨습니까. 안 했지요. 변호사로 바로 교육받고 나오셨는데 너무 책대로 해석해서 조례안을 반대하는 것은 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에서 위촉한 고문변호사와 자문 변호사들이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박 의원이 법무팀장을 겨냥한 폄하 발언을 했다"며 "서울대 법대 출신의 부장판·검사 출신이 아니면 변호사가 아니란 말이냐"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박 의원의 발언은 구의원도 서울대를 나와야 자격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며 "아무리 구의원이라도 개인에 대한 모욕, 폄하 발언은 적절하지 않은 만큼 진상 조사 후 공식 입장을 구의회에 전달하겠다" 밝혔다.

이에 박형렬 의원은 "조례안의 논쟁은 상위법위반 여부가 쟁점"이라며 "정부가 인정한 법무공단 변호사와 대형로펌 변호사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달라는 표현을 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진호기자 provinc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