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연 이사장 등 유가족·문화계 인사 사랑·존경 표해
35대 신사임당 추대… 규방다례 정립 평생 헌신한 茶人
'어느 향기가 이리도 밝고 그윽할 수 있으랴/새벽에 길어온 샘물인들 이보다 더 정할 수 있겠는가/이귀례 님의 다심(茶心)이여…(중략)…그 이름은 차 끓는 소리처럼 은은하나/능히 사해에 메아리쳐 만인의 가슴에/영원히 살리라'(인설 이귀례 추모비에서, 초대문화부장관 이어령)
우리 차(茶)를 위해 헌신하다 지난해 타계한 고(故) 인설 이귀례 한국차문화협회 명예 이사장의 1주기 추모제와 추모비 제막식이 지난 26일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에서 열렸다.
한국차문화협회(이사장·최소연)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고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전국의 차문화협회 회원, 무형문화재보유자, 인천시박물관협의회 회원 등 문화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졌다.
행사는 고인을 향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담은 비석을 세우는 추모비 제막식과 고인의 1주기를 기념해 차와 절을 올리는 추모제 순으로 진행됐다.
금강 스님(전남 해남 미황사 주지)은 고인을 위해 '아름다운 사람하나'라는 시를 낭독했다.
이혜자 한국차문화협회 부회장은 "고인 덕분에 그간의 차 생활이 행복했던 것에 감사하고 있다"며 "고인의 뜻을 기리며 공경과 배려의 차생활로 민족정신을 일깨우는 차인이 되겠다"고 추모사에서 밝혔다.
우리나라 차문화 보급과 정립을 위해 헌신한 1세대 차인(茶人)인 고인은 지난해 2월 26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고인은 한국의 차(茶) 문화를 정립하고 이를 보급하는데 평생을 헌신한 한국차의 산증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02년 인천시 지정 무형문화재 11호 규방다례 보유자로 선정됐다.
인천무형문화재총연합회와 인천박물관협회 이사장, 가천박물관 관장 등을 맡으며 지역 전통문화발전을 위한 활동을 이어온 고인은 차문화와 관련된 저서도 남겼다.
2002년 '한국의 차문화-우리 차의 역사와 정신 그리고 규방다례'를 집필했고, 5년간의 연구 결과가 담긴 '조선시대 여성의 차문화와 규방다례'는 2014년 간행과 동시에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무형문화재 단체의 전수 공간인 인천 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을 열게 하는데도 고인의 힘이 컸다.
문화의날(2002년)에 국내 차인으로서 최초로 문화훈장을 받았고 35대 신사임당(2003년)으로 추대됐다. 초의문화상(1993년), 명예차문화대상(2002), 인천시교육대상(2002년), 자랑스런박물관인상(2013년)을 수상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