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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광이 716년 사절단 1799명과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고마군
고구려 혼이 살아있는 '고마신사'
건군 1300주년 다양한 행사 준비
지난해 남경필 지사 지원 약속
정부도 많은 관심 가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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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
우리 역사상 가장 기상이 드높고 진취적인 나라는 고구려였습니다. 東明聖王이 세운 고구려는 일찍이 중국의 문화를 받아들여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하면서 위대한 발자취를 남긴 나라였지요. 정치와 군사적 강국이었던 광개토대왕 시절에는 영토를 만주벌판까지 확장하며 번영의 터전을 마련했습니다. 장수왕이 아버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광개토왕비'는 지금도 중국 길림성 集安 땅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지요. 고구려는 광활한 땅에서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면서 독특한 문화와 정체성과 포용력, 자유를 끝없이 추구했습니다. 이처럼 자유스럽고 활기찬 고분 벽화나 웅대하고 성스러운 광개토대왕비 등의 유물과 유적들을 통해 오늘날에도 고구려의 패기와 기상을 엿볼 수가 있지요.

고구려는 우리나라 북부지역과 중국 동북부의 넓은 땅을 다스리며 역사상 유례없는 황금기를 누렸습니다. 장수왕이 수도를 평양으로 옮긴 후엔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면서 고분벽화 같은 불세출의 역작도 탄생시켰지요. 고구려의 문화는 실크로드로 연결된 유라시아 문화 향기를 고스란히 받아들였고 일본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고구려 고분군은 광개토왕비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지요. 일본과의 문화교류도 활발해 그림도구와 먹, 종이의 제조법과 양잠기술 등의 비법을 전수했습니다. 일본은 고구려를 고마(高麗)라고 부르며 상호 교류를 통해 나라발전을 도모했지요.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고구려가 용맹스럽고 자랑스러운 강국으로 각인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700년 동안 융성했던 고구려는 당나라와 손을 잡은 신라의 침략으로 멸망하게 되지요. 이 시기를 전후해 바다를 건너 일본에 정착하는 고구려인이 많았습니다. 격변하는 정세 속에서 새로운 개혁을 모색하던 일본에게 있어 고구려인은 앞선 기술이나 풍부한 지식을 전수해주는 귀한 존재였지요. 그중에서도 玄武若光은 일본에서 從五位下라는 직위를 받고 일본 조정의 관료로 일했습니다. 약광은 716년 1천799명으로 이루어진 사절단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고구려가 멸망하자 귀국하지 못하고 일본에 정착하게 된 것이지요. 그는 고구려 왕족으로서 高麗王이라는 姓을 부여받고 살았습니다. 그 후 이들이 사는 곳 일대가 고마군(高麗郡)으로 불리면서 고구려인들의 정착지로 오늘에 이른 것이지요.

우리나라 사람이 일본에 가서 神社에 참배한다고 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일제침략의 산물이기도 하고 일제강점기 皇國臣民, 內鮮一體 등과 같이 생각하기 싫은 가슴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가 참배를 하는 유일한 신사가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고구려 왕족 현무약광을 모셔놓은 신사인 高麗神社이지요. 고마신사로 불리는 이곳은 우리나라 사람보다 일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현무약광이 출세의 神으로 추앙받으면서 이곳에서 氣를 받으면 출세의 길이 열린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이러한 유명세를 타고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매년 50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곳이 고구려의 혼과 氣像이 살아 숨 쉬는 곳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이곳을 참배한 일본사람 중 총리가 된 관료가 6명이나 되고 고위관료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지요. 우리나라 총리와 많은 전·현직 주일대사들도 고마 신사를 찾아 참배했습니다. 올해가 고마군 建郡 1300주년입니다. 히다카시(日高市)에선 기념행사준비가 한창이지요. 若光의 60代孫이 고마신사를 대표하는 宮司로 고구려의 얼과 魂을 이어가고 고구려 벽화를 기초로 한·일 마장무술대회와 축제도 엽니다. 남경필 지사도 지난해 이곳을 돌아본 뒤 1300주년 행사 지원을 약속하고 무궁화나무를 심었지요. 정부에서도 고마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建郡 1300주년을 맞는 이곳 사람들에게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가 전해진다면 큰 용기와 희망이 될 것입니다. 고마군과 고구려인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홍승표 경기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