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획정안이 본회의 의결만을 남겨두는 등 윤곽을 드러내면서 신설되는 16개 분구 지역을 놓고 예비후보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번에 분구로 신설되는 선거구는 현역 지역구 의원이 없기 때문에 모든 후보들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므로 기존 지역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다는 게 후보들의 판단이다.

분구 가능성을 읽고 미리 사무실을 내고 바닥민심을 다져오던 후보들은 선거구 확정이 가시권에 들자 '해볼만하다'며 운동화끈을 다시 매며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반면, 읍·면·동 경계조정과정에 예상치 못한 지역이 포함된 후보들은 선거전략을 재조정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구와 강서구가 기존 2개에서 3개 선거구로 늘어나 각각 '강남 병', '강서 병' 선거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남 병에서는 새누리당의 경우 류지영(비례) 의원, 이은재 전 의원, 윤창번 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이귀영 전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이 총선출마 채비에 바쁘다.

이은재 전 의원은 29일 "필리버스터에 발목잡힌 국회때문에 더 이상 출마선언을 미룰 수 없다"며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되기전이지만 공식출마선언했다.

야당에서는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가 없다. 한때 강남병 출마설이 나돈 더민주 전현희 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남을로 출마한다는 마음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강서병에는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전옥현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유영 전 강서구청장이 뛰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비례대표인 한정애 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밝혔고, 강서을 지역위원장인 진성준(비례) 의원도 이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같은 당 비례대표 현역의원 간 남녀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8개 선거구가 분구되는 경기 지역에서도 경쟁이 뜨겁다.

기존 3개 선거구가 4개로 늘어나는 용인의 경우, 새누리당에서는 용인을 당협위원장인 이상일(비례) 의원이 기존 '용인 을'과 신설되는 '용인 정' 선거구를 놓고 고심중이다. 분구를 예상하고 그간 관리해온 상현2동이 동료 한선교 의원의 지역구인 용인병으로, 야권 지지율이 높은 편인 죽전 1·2동이 용인정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여론조사를 두 지역 모두 돌려보고, 당원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심사숙고한 뒤 출마지역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더민주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1호'로 입당한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분구인 용인정 출마를 선언했다.

기존 4개 선거구가 5개로 늘어나면서 신설되는 '수원 무' 선거구에는 새누리당의 경우 김영일 수원정 예비후보가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더민주에서는 지난 2014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패한 김진표 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수원정 현역 의원인 같은당 박광온 의원과 협의한 결과다.

신설되는 '남양주 병'에서는 새누리당 주광덕 전 의원과 더민주 최민희(비례) 의원, 국민의당 후보인 이진호 변호사의 3파전이 예상된다. 다만, 최민희 의원은 "주 전 의원이 졸업한 고등학교가 위치한 퇴계원이 갑자기 남양주을에서 떨어져나와 남양주병에 붙었다"며 반발하고 있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로 생기는 '화성 병'에서는 새누리당의 경우 18대 화성갑 지역구 의원을 지낸 김성회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중이며, 더민주에서는 권칠승 전 노무현정부 청와대 행정관,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화성갑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존 양주·동두천과 포천·연천이 분할돼 신설된 '동두천·연천'에는 새누리당에서 김성원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더민주에서 유진현 신한대 교수가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다.

분구되는 '군포 을'에선 현역 의원인 더민주 이학영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새누리당에서 금병찬 군포발전전략연구소장, 하은호 박근혜 대통령 경기도선대위 대외협력본부장, 김영재 목포국립결핵병원 홍보대사, 박재영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국민의당에선 정기남 당 전략홍보부본부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김포 을'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김동식 전 김포시장, 이윤생 전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등이 여당 후보직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고, 더민주에선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을에서 독립한 '기장'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4선 고지에 도전하는 안경률 전 의원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왔다. 더민주에서는 조용우 지역위원장이 출마한다.

인천 '연수 을'에는 새누리당 민현주(비례) 의원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이만재 전 의원 등이 양보없는 공천 경쟁에 들어갔으며 더민주에서는 박소영 변호사, 정의당에서는 김상하 변호사가 각각 출마를 노리고 있다.

충남 '천안 병'에서는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을 지낸 이창수 충남도당 홍보위원장과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 의장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천안 갑' 현역인 양승조 의원이 고향이 분구로 편입됨에 따라 출마지역을 옮길 계획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정순평 전 충남도의회 의장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