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오늘 중단될까?…더민주 '중단' 가닥, 오후 8시 의총 주목

29일 밤 국회 본의장에서 계속된 야당의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무제한토론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와 이인영 의원이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1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하기로 했던 무제한 토론 중단은 당내 강경파들의 거센 반발을 만나 일단 발표가 미뤄졌다.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8시 의총의 소집해 다시 한번 의견을 모은 후 무제한 토론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결정을 앞두고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더민주당의 무제한 토론 중단 입장에 일단 환영을 표시하면서, 2일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과 선거법을 모두 처리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1일 더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전날 밤 심야 회의를 통해 무제한 토론을 중단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종걸 원내대표를 설득했다.

이에따라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어 '무제한 토론 중단'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며 진행중인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의 중단 소식이 알려진 1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야당 의원이 속보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무제한 토론에 참여했던 의원들의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오자, 이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9분 앞두고 기자들에게 회견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일단 "오늘 중으로 소위 테러방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마칠 예정"이라며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모아 자세한 입장을 발표할 할 것"이라고 밝혀, 이날 오후 8시 의총이 무제한 토론 중단의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처럼 기자회견 직전에 한발 물러난 것은 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은수미 의원은 SNS를 통해 "시작은 우리가 했으나 필리버스터는 야당만의 것이 아니다"며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배재정 의원도 "황당하다. 지지해준 국민과 의원들의 진심에 등 돌려선 안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으며, 첫 무제한 토론에 나섰던 김광진 의원과 이학영 의원 등도 불만을 강하게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민주당이 이처럼 무제한 토론 중단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는 사이, 새누리당은 무제한 토론 중단과 테러방지법 처리를 위한 압박을 계속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더민주당의 무제한 토론 중단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서 민생법안 처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아울러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오늘 중단되면 본회의에 직권상정돼 있는 테러방지법을 내일 처리할 것"이라며 "이미 3개월 이상 야당의 주장과 요구를 수용해 놓은 상태여서 더 이상의 수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북한인권법과 민생법안, 공직선거법도 모두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며 "내일 중으로 모든 것이 다 처리될 수 있도록 협의를 계속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일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