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상관없는 광고비 과다지출 부작용도 증가
지속가능성 위해 윤리경영과 시장질서 복원 필요

오픈마켓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규모가 2009년 9조7천억원에서 2014년에는 20조원으로 급신장해 전체 온라인 매출액의 40%를 점한 것이다. 오픈마켓이란 수수료만 지불하면 누구나 온라인상에서 점포를 개설해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장터로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1995년 미국 이베이가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들이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도록 한 '중개'형 인터넷 플랫폼을 개설한 것이 효시이다. 국내적으론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이 대표적인 사이트로 이들은 시스템을 제공하는 대가로 상품을 런칭한 상인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2000년대 이후 종합인터넷 쇼핑몰보다 오픈마켓이 매출과 수익성 면에서 안정적일 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시현하고 있어 통신판매업태들 중 성장성이 가장 높다. 바쁜 현대생활에다 염가로 구입이 가능해 젊은 층들이 선호하는 것이다. 모바일쇼핑 이용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사용자 연령대 또한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SNS) 3인방까지 모바일쇼핑의 덩치를 키우는 중이어서 점입가경이다. 세계최대인 중국의 알리바바가 T-mall에 '한국상품 판매전용관'을 설치하고 미국의 아마존도 국내진출을 서두르고 있어 파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오픈마켓의 부작용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입점업체들에 광고비와 부가서비스 사용명목으로 판매수수료의 9배가 넘는 금액을 징수했다고 발표했다. 품질과 무관하게 광고비를 많이 낼수록 노출순서가 앞서는 구조여서 광고서비스를 사지 않는 상품은 순위가 맨 뒤로 밀려 사실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14년 오픈마켓 입점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과다한 판매수수료 및 광고비 요구와 같은 불공정행위를 한 번 이상 겪은 중소상공인이 82.7%이고 불분명한 비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정산한 경우도 40.3%에 이른다. 장터운영자들의 갑(甲)질이 도를 넘은 것이다. 입점업체들은 G마켓과 옥션의 합병 이후 더 심해졌단다.
국내 오픈마켓시장은 G마켓, 옥션, 11번가 등 3사 독과점구조이다. 이들 3사의 시장점유율이 97%인 것이다. 마켓쉐어 1, 2위인 G마켓과 옥션은 이베이코리아 소속으로 한 식구이다. G마켓, 옥션, 11번가의 패션잡화 판매수수료가 12%로 똑같은 점도 눈길을 끈다. 오픈마켓의 입점수수료는 8~12%이나 광고비를 감안하면 백화점 수수료(28.32%)보다 높단다. 플랫폼 제공업체들이 땅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유이다. 오픈마켓의 장점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인데 정도가 심하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정부는 오픈마켓의 경우 관련 법률의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제재가 어렵단다.
소비자 불만 고조도 간과할 수 없다. 구매한 제품들이 광고내용과 다른 허접한 것들이 비일비재하나 구매자와 판매자간에 분쟁이 야기될 때마다 온라인몰 사업자들은 발뺌하기 일쑤이니 말이다. 지난해 10월 법원은 티몬사이트에서 안전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용품이 팔린 데 대해 티몬 편을 들었다. 소셜커머스는 판매자와 고객 간의 단순한 중개자일 뿐 제품에 문제가 있더라도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플랫폼 기업들에 면죄부를 준 것으로 우려가 크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고 걸음마 단계에 있는 온라인장터가 벌써 전통시장을 닮아가고 있다. e커머스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인데 첩경은 윤리경영이다. 글로벌 공룡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오픈마켓 스스로 생태계 복원을 당부한다.
/이한구 수원대 교수·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