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미지 훼손이냐? 종교의 자유 침해냐?"
오산시 세교동의 교회 신축을 두고, 주민과 교회 신도 간 민(民)·민(民) 갈등이 극심해 지고 있다.
역사·교육의 마을인 세마동에 종교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며 주민 5천명 이상이 반대 서명을 하고 집회를 열자(경인일보 2월16일자 21면 보도), 예수님왕권교회(이하 왕권교회)측도 대규모 맞불집회로 교회 건축 허가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2일 왕권교회 측은 오산시청 앞에서 신도 4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집회를 통해 "정상적인 교회 건축 허가 행정을 진행하라"고 시에 촉구했다. 또 "오산시와 시의회가 정당한 행정집행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시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재산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왕권교회 측은 지난해 경매를 통해 매입한 세교동 중심지역 토지에 교회를 짓겠다며 개발행위를 신청했다. 시 도시계획위는 이에 대한 심의에서 진입도로 신규 개설 등의 조건을 내걸은 상태다. 이에 대한 재심의는 이달말 예정돼 있다.
반면 세교동 주민들은 왕권교회 신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를 구성한 주민들은 "왕권교회가 일반적인 교회에서 인정치 않는 종교로, 오산의 교육·문화 중심지인 세교동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양측은 집회를 반복하며 시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왕권교회는 이달 말까지 시청 앞에 집회 신고를 내고, 대규모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는 갈등 주체 간의 협상과 대화를 유도한다는 원론적 입장 속에,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곽상욱 시장도 이날 월례조회에 앞서 시민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산/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