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libuster는 '의사(議事) 방해'라는 뜻 말고도 외국에 침입하는 '침외자(侵外者)'라는 뜻도 있고 17세기경 약탈을 일삼던 해적을 필리버스터라고 했다. 국회법이 그런 필리버스터 조항을 둔다는 건 한 마디로 실소(失笑)감이다. 현재 다수 국가가 의회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등 의사진행 방해를 못하도록 법과 규칙을 강화한 건 그런 이유고 법규상엔 하자가 없을지라도 의회정치 본연의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대사를 결정하는 기업회의에 해적 같은 방해자가 침입한다면 용납되겠는가. 뭣보다 골든타임 죽이기다. 그런데 '토모니 민주당'이 캐나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58시간 기록을 깬 세계 신기록(9일간)을 세웠다. '더불어' 표기가 불가능한 일본 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을 '共に(토모니) 民主黨'이라고 부른다. '함께, 같이'라는 뜻이 '토모니'다. '더불어당'은 중국서도 '더불어 여'자 '與黨' 외에는 표기할 방도가 없다. 당명부터 망발이다.
그 더불어당의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엔 서른아홉 명이나 나섰고 어제 원내대표 이종걸이 '종결'시켰지만 아무튼 지독한 독종들이다. 어떻게 다수 의원이 선 채로 열 시간 넘도록 발언할 수 있다는 건가. 운동화는 기본이고 나무토막에 번갈아 발을 올려 허리운동을 하는가 하면 화장실은 3분 내로 이용하고…. 그런가 하면 고성과 막말, 눈물에다 필리버스터 테마와는 상관없는 운동권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열창하기도 했다. 그에게 묻고 싶다. 그 '임'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임이냐고. 테러방지법 반대는 단순논리로 '테러방치, 테러찬성'이다. '국민 감시법' 운운도 선량한 일반시민에겐 해당 밖이고 거리가 멀다. 감시는 그럴 만한 혐의자가 받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종걸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을 가리켜 '대국민 테러법'이라고까지 극언을 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대뇌 판단이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거의가 공감할 거다. 올바른 국민이라면 또 하나 공감할 사항이 뭘까. 직무유기를 하고도 '무노동 유임금'으로 세비는 꼬박꼬박 챙긴 19대 국회의원을 깡그리 물갈이하는 거, 그 거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