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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153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2016총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총선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BR/> 이날 총선 후보자들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 2대 핵심과제와 장애등급제 폐지 등 21대 공약을 약속하라

4·13총선을 1개월여 앞두고 정치적 소수자로 분류되는 장애인 예비후보들이 전국 곳곳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정당 공천 경쟁 등에 나섰다.

여·야는 장애인 후보들을 돕고자 공천 심사에서 가산점을 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장애인 예비후보들이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몇 명이 정당 공천을 받고, 몇 명이 여의도에 입성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못할 것 없다"…지역구에 7명 도전장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으로 당선한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는 서울 강서 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김 의원은 한쪽 다리가 의족인 4급 장애인이다.

4살 때 시소에서 난 사고로 왼쪽 눈 시력을 잃은 것으로 알려진 새누리당 강영진(51) 예비후보는 제주 서귀포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 5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한쪽 다리가 불편하다. 심 의원은 MBC 기자 시절인 1993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의원과 대구시약사회장을 지낸 새누리당 양명모(56) 예비후보도 2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 장애가 있다. 양 예비후보는 대구 북구 갑 지역구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후보 사회복지총괄부본부장을 역임하고 대구 동구 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손종익(56) 예비후보는 오른쪽 손이 없다.

새누리당은 당헌·당규에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 추천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곳 등에 '우선 추천 지역' 규정도 두고 있다.

장애인 공천 신청자에게는 공천 심사 때 10%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시각장애인으로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번을 받아 당선한 최동익 의원이 서울 동작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이상민(59) 의원도 대전 유성구에서 4선에 도전한다.

이 의원은 대한장애인다트연맹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체장애인 권익보호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



◇ 여·야 '가산점'…비례대표 노리는 예비후보도

지역구 경선이 아니라 일찌감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겨냥해 뛰는 예비후도들도 있다.

역대 선거 공천 결과 등을 고려할 때 새누리당이 최소 1명 이상을 장애인 몫 비례대표로 공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병령(55) 부산 광도한의원 원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자리에 도전한다. 강 원장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몸이 불편하다.

그는 부산장애인총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장애인 권익 신장에 앞장섰고 2003년에는 인봉장학회를 설립해 봉사하고 있다.

이경혜(58·여) 전 부산시의원도 새누리당 비례대표에 도전하는 시각장애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선정할 때 장애인·교육·문화·체육·예술·환경·노인 분야를 통틀어 3∼4명을 추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경선에 참여한 중증 장애인 후보자에게 본인 득표수의 25%를 가산한다.

다만, 해당 후보자가 전·현직 국회의원이거나 지방자치단체장, 지역위원장이면 득표수 10%만 더하기로 했다.



◇ 장애인단체 "장애인 권리 신장 공약하라"

장애인단체들은 20대 총선 출마자들에게 '장애인 권리 신장' 공약을 내걸도록 요구하고 있다.

153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2016총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총선연대)'는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후보자들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 2대 핵심과제와 장애등급제 폐지 등 21대 공약을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박근혜 정부가 지난해 5월 '10대 분야 재정개혁'을 선포하면서 복지재정 효율화 작업을 시작했고, 그 결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자체 복지사업 정비에 나서 총 1조원 규모의 복지가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대 총선은 현 정권 남은 기간 장애인 삶을 결정하는 분기점이다"며 "각 정당과 후보들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의 장애인복지예산 편성'을 공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정당에도 이 같은 내용 관련 정책간담회를 제안하는 한편, 오는 14일 열리는 장애인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공문도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