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의 존치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신학기를 맞으면서 신입생들이 등교 첫날부터 임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등 차질을 빚었다.

신입생 입학식이 열린 2일 오후 단원고 건물 1~3층에는 1학년 교실 12개가 층별로 흩어져 있다. 건물 2~3층에 존치 교실 10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지난달 20일부터 뒤늦게 교장실 등을 리모델링해 부족한 교실 8개를 임시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교무실 등을 임시 교실로 급하게 바꾸면서 일부 교실은 창문 등 기본적인 조건도 갖추지 못했다.

이번 리모델링 공사로 1층에 있던 교장실과 특수학생 교실도 신입생 교실로 리모델링 됐다. 2층에 있던 컴퓨터실도 신입생과 특수학생을 위한 교실로 쪼개졌고 맞은편 음악실도 2학년 1반 교실로 문패를 바꿔 달았다. 이 때문에 2학년 1반 학생들은 복도 쪽 창문이 없고 방음문 구조인 기존 음악실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

재학생이 사용하는 3층도 상황은 비슷했다. 2~3학년 교사들이 사용하던 교무실은 2학년 2반과 3반 교실로 바뀌었고 고사준비실을 2학년 4반과 5반으로 갈랐다. 또 사라진 교장실은 건물 밖에 설치된 컨테이너로 옮겨지는 등 교사 공간과 특별교실이 일부 없어지거나 대체됐다.

사정이 이렇자 신입생과 재학생 학부모들은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열릴 예정인 다음 달 16일 이후 존치 교실을 직접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원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회 등으로 구성된 '단원고 교육가족'은 이날 공개한 '단원고등학교 협의안'에서 "4·16추모제 행사를 학생회 주관으로 진행해 단원고의 전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특별교부금 2억원, 발전기금 3억원, 경기도교육청 2억원, 지자체 3억원 등 총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조형물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장기 학교운영위원회장은 "유족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희생학생들의 넋을 추모할 것을 약속하는 만큼 슬기롭게 합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환기·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