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을은 현역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이 지난 17∼19대 총선에서 내리 승리의 깃발을 꽂은 곳이다.

그러나 그 승리는 언제나 치열한 접전 끝에 찾아왔었다.

19대 총선 때 정두언 의원(49.38%)과 민주통합당 김영호 후보(48.51%)의 득표율 차는 불과 0.87%포인트에 불과했다. 득표수로는 정 의원이 3만5천380표, 김 후보가 3만4천755표로 625표차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진 18대 때만 양상이 달랐다. 당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59.07%)이 통합민주당에서 출마한 김영호 후보(32.08%)를 넉넉히 따돌리며 승리했다. 새 정부를 밀어주자는 여론이 총선에도 영향을 미친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전인 17대 때 '탄핵 역풍'을 뚫고 정 의원이 당선됐지만 45.58%의득표율로 열린우리당 박상철 후보(43.57%)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당시 야권인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가져간 5.62%의 득표를 고려하면 야권단일화가 이뤄졌다면 판세를 달라질 수 있었다.

홍제 제3동과 홍은 제1∼2동, 남가좌 제1∼2동, 북가좌 제1∼2동으로 이뤄진 이지역구는 야당 지지세가 만만치 않은 표밭이다.

역대 대선 결과를 살펴봐도 야권 후보를 찍은 표가 많았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득표율은 45.53%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54.04%)보다 낮았다.

16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득표율(53.68%)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2.61%)를 앞섰고, 15대 때도 김대중 전 대통령(48.92%)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7.84%)를 찍은 이보다 많았다.

여권 대선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았을 때는 지난 17대 대선으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50.43%)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26.77%)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통계에도 드러나듯 서대문을은 기본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초기에 정착한 주민들 상당수가 호남지역에서 상경했고, 현재 이 지역구 내 뉴타운지구에는 중산층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바둑으로 치면 '계가바둑'(작은 차이로 승부를 결정짓는 바둑)을 둬야 하는 험지인 셈이다.

특히 정치적 현안에 표심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후보들 모두 '이슈 다스리기'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실제로 지난 19대 총선 때 당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이 막판 변수로 떠올라 '간발'의 차이로 판가름난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에서 정두언 의원이 네 번째 '금(金)배지'에 도전할 예정이다. 당내에서 서대문을에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6선 의원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 서대문을 지역위원장, 전북 남원순창에서 16·17·18대 의원을 지낸 이강래 전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인 권오중 전 서울시 비서실장, 이근호 더민주 대외협력부위원장, 강정구 전 더민주 사무부총장 등이 경선을 치러야 할 판이다.

김영호 위원장이 공천을 받게 되면 정 의원과는 18·19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 경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이강래 전 의원이 티켓을 거머쥐게 되면 3선 중진들의 대결로 펼쳐지게 되며, 권오중 전 비서실장이 후보로 선출되면 '박원순 시장의 대리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당 후보로 부각되는 인물은 없는 만큼 더민주에서 누가 후보로 선출되더라도 서대문을 지역은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