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미래포럼 회장 조 성 명
조성명 한백미래포럼 회장
1962년 처음 등장한 월마트는 현재 28개국에서 약 4천856억 달러(한화 약 588조원)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유통기업이다. 한국의 2016년 정부예산이 약 386조원 임을 감안하면 월마트라는 기업 위상이 얼마나 남다른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성장하는 동안 월마트는 다양한 경영 이념과 전략의 변화를 주지시켜왔는데 유통공룡 월마트의 기업의식 변화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초창기 월마트는 모든 할인점이 도시 중심의 유통망을 구축할 때 5만 명 이하의 소규모 도시 중심으로 체인점을 확장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채택했다. 또한 소비자 최우선 정책을 표방하면서도 생산자들에게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원칙을 지킴으로써 공생을 강조했다. 판매할 물건을 공급해주는 생산 및 유통업자들과의 원만한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을 의도한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월마트를 극심한 경쟁에서 벗어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러나 최근 월마트의 행보는 이전의 우호적인 기업의식이 달라졌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자신들의 독보적인 지위에 근간하여 영세 납품업체들의 경우 착취당한다고 표현할 만큼 초창기 생산자에 대한 배려는 사라졌으며, 박한 직원 인건비나 노동조합의 절대 금지 등의 비민주적인 규정을 잔인할 정도로 준수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자생적 소형마트를 고사시키면서 자리매김했음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비용 절감이라는 명목하에 소 도시 269개 매장을 폐쇄하고 1만6천여명의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까지 단행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당연히 소비자들의 반발로 이어졌고, 2005년에는 뉴욕시민과 시의회의 반발로 사업체 건립이 보류되기도 하였다. 기업이익을 위해 자신들을 성장시켜준 원동력을 부정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새로운 위기를 자초하게 된 것이다.

최근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자주 확인된다. '호갱'이라는 웃지 못할 신조어가 이러한 작금의 사태를 방증한다. 어떠한 기업도 여러 번의 고비를 넘기게 해준 것은 소비자들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월마트라는 거대 기업조차 자신들의 고객을 홀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부디 근시안적 이익에 집착해 더 큰 이익을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기업의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조성명 한백미래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