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 이름과 '민주주의'가 함께 언급된 온라인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 여당 출신 대통령은 '경제'가, 현 야당 출신 대통령은 '북한'이 상위 키워드로 등장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주요 포털과 인터넷 커뮤니티, 트위터, 뉴스 등 511만여 페이지의 본문·댓글 키워드 7억8천426만여 건을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버즈매트릭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시대별 민주주의를 인식하는 흐름과 변화를 분석해 민주주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일 기초자료로 삼겠다는게 기획 의도였다.

분석 결과, 이 기간 민주주의가 언급된 글 수는 2012년 155만6천건에서 2013년 148만4천건, 2014년 127만4천건으로 감소 추세였다.

다만 18대 대선, 국가정보원 '여론조작' 사건, 세월호 참사,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등 국가적 현안이 있을 때는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민주주의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1천개를 뽑아 보니 긍정 키워드(44.6%)보다 부정 키워드(55.4%)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키워드에서는 독재·권력(15.1%), 폭력·탄압(14.3%), 갈등·분열(10.2%) 등이 많이 언급됐고, 긍정 키워드로는 인권·평등·자유(13.9%), 발전·도전·성취(11%)가 자주 등장했다.

역대 대통령과 민주주의가 함께 언급된 글을 키워드 분석한 결과는 각 대통령의 출신 정당별로 확연히 갈렸다.

박정희·김영삼·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가 '경제'인 반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이었다.

대통령별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제-북한-미국 순이었고, 김영삼·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언론-북한,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정치-선거 순이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경제-미국,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경제-선거 순으로 나타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을 주도한 탓인지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가 '광주'였다. 반면 같은 군부 출신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언론'으로 결과가 달랐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각 대통령 재임 당시 민주주의와 관련한 사회적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 보여주는 결과"라며 "현 여당 출신 대통령은 경제성장에, 현 야당 출신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에 중점을 뒀던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차기 또는 잠재적 대권주자와 관련한 분석도 있었다. 문재인·안철수·유승민·정몽준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경제', 김무성·반기문·박원순은 '언론'이었다.

민주주의와 관련한 비속어가 범람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쓰이는 민주주의 관련 비속어는 49개로 주요 포털·트위터 등 일반 사이트(9개)의 7배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