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용주사 인근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본보 2003년 11월4일자, 2004년 1월8일자 등)과 관련, 문화재 훼손과 난개발을 반대하는 불교계와 당초 예정대로 개발을 촉구하는 지역 주민들간 대립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3일 용주사와 화성시 태안읍 주민들에 따르면 시공사인 주택공사는 지난달 19일 용주사측의 의견을 수용해 태안읍 송산4리 일대 농지와 주거지 2만3천여평을 녹지공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태안읍 주민들은 그러나 용주사측이 이 과정에서 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종교단체의 힘을 빌려 인근 농지와 주거지 등을 녹지공원으로 지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특히 주공측이 도로 건너편에 '효행원' 부지를 마련했을 당시 용주사는 이를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주사 인근에 녹지공원 부지가 조성되자 다시 효행원 건립을 요구하는 등 입장을 번복하고 있다며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주공측과 보상합의가 모두 끝난 시점에서 용주사측이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용주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주민의 생존권을 무시한 채 불교계의 요구만을 수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 만큼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주사측은 “당사자간에 합의했고 도에서 녹지조성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주민들의 항의에 하나하나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용주사측은 또 주민들의 항의방문 등 집단행동이 계속될 경우 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주공측이 우회도로의 지하화를 설계에 반영키로 결정했고 녹지공간 조성을 위한 토지매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주공측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는 대로 마찰없이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