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첩보수집 강화 불구
브로커 대부분 외국서 활동
현지 국가와 공조체계 시급
항만업계 "꼬리자르기 불과"


올해 들어 인천항을 통한 밀입국이 4차례나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인천항을 거점으로 하는 밀입국 브로커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국내 조직과 연계된 브로커 대부분은 중국 등 외국 현지에서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어 현지 국가와의 공조체계 없인 단속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일선 경찰서와 국제범죄수사대 등 외사분야 인력을 총동원해 인천항을 거점으로 하는 밀입국 브로커들의 첩보수집과 단속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국가정보원, 출입국관리사무소 등도 경찰과 공조해 밀입국 브로커 적발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인천항으로 들어온 밀입국자들과 브로커들의 연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수사선상에 오른 브로커 조직은 없지만, 첩보수집 등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이어지고 있는 중국인 선원들의 밀입국은 현지 브로커들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들은 한국으로 밀입국할 현지인들을 모집한 뒤, 외항 선원으로 취업시키고 국내에 있는 조직과 연계해 이들의 거처와 일자리 등을 알아봐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항을 통해 밀입국한 선원들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 오피스텔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일용직 근로자 등으로 취업해 생활하고 있다는 게 항만 관계자들의 얘기다. 인천이나 부산항 등으로 밀입국하는 이들 대부분은 북·중 접경 항구 도시인 퉁장(同江)과 피커우(皮口) 등에서 현지 브로커와 접선 후 출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기획 밀입국의 경우 중국 현지 공안 등과 공조해 브로커 총책을 잡는 게 최선"이라며 "국내 브로커 단속으로는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각종 SNS를 통해 밀입국 루트 정보 등을 교환한 뒤 국내로 들어오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일 경찰에 붙잡힌 인천항 밀입국 선원 2명도 중국 온라인 메신저인 '큐큐(QQ)'를 통해 밀입국 정보를 교환했다. 한편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해경에 적발된 밀입·출국자 수는 137명에 달한다.

/김명호·정운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