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대표 부두로서 명성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화수부두·만석부두 도심 친수공간 조성사업'이 예산만 낭비한 채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화수부두 수산물직판장은 철거되고, 만석부두 수산물직판장도 창고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동구는 최근 화수부두 수산물 유통시설과 관련 현안사항 회의를 열고 수산물 직판장 가설 건축물을 철거하고, 방치된 수산물 위판장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화수부두 수산물직판장은 620㎡ 규모로 2013년 5월 문을 열었다. 구는 40여억 원의 예산을 들여 표지판과 주차장을 설치하고, 진입로를 넓혔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지 않은 데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으로 관리권을 가진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직판장 인근에서 간이의자를 설치하는 행위 등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초기에는 32곳의 어민들이 수산물을 판매했지만 현재는 10곳으로 줄었다.

수산물직판장이 옮기게 될 수산물위판장도 지난 2012년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당시 3억5천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개장 직후인 2012년 8월 모두 4차례 위판경매를 진행한 뒤, 단 한 차례의 경매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안부두에 비해 운송비가 많이 드는 탓에 중·도매인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3억7천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2012년 6월 만석부두에 조성한 수산물직판장도 2년 가까이 방치되다 결국 인근 어민들의 젓갈 보관용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혈세만 낭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 동구 관계자는 "화수부두와 만석부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기관 회의를 진행하고, 추가 시설물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