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번 주 제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착수한다.
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공관위)의 한 핵심 공관위원은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주 안에는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를 시작할 예정이며 이 문제를 오후 공관위 회의 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후보자를 분야별로 모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관위원은 "문화·건설·벤처·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정책과 궤를 함께하는 그런 분야별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때도 국가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인력 중심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공천했으며, 그중 일부가 청와대와 행정부로 적을 옮겨 정책 운용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례로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으로 통하던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과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김현숙 고용복지수석, 여성 기업인 출신인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모두 19대 비례대표 의원 출신들이다.
당은 20대 비례대표 후보자도 지역구 의원과 마찬가지로 상향식 공천 정신을 살려 선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공관위원은 "예전엔 이력서 하나만 갖고 '이 사람은 넣고 저 사람은 빼라'는 식으로 비례대표 후보자를 뽑았으나 이번에는 상향식으로 이뤄질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선출방안은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정신을 비례대표 후보자 선발 과정에 어떻게 구현할지 주목된다.
현행 당헌·당규에 따르면 비례대표 후보자는 지역이나 직역별로 공모를 실시한 다음, 공관위가 후보자와 그 순위를 정하고,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심사와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대표최고위원이 추천하게 돼 있다.
과거에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발하는 객관적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밀실 공천 논란'으로 후유증을 겪곤 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20대 비례대표 후보자는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선출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더하겠다는 게 당의 애초 게획이었다.
하지만 일명 '슈퍼스타 케이(K)'방식의 공개 오디션 비례대표 후보자 선발은 시간이 촉박한 점 등을 이유로 현재 당내에 부정적인 기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객관성 있는 배심원단으로 꾸려진 국민공천배심원단제를 통해 상향식 공천 원칙을 살려볼 수도 있지만, 이 부분에 있어 국민공천배심원단이 얼마만큼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당헌에 따르면 '사회 각 분야 전문가 및 대표성을 띠는 인사 30인 이상으로 구성'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의 역할은 '비례대표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것'에 그친다. 즉 공관위가 비례대표 후보자와 순위 등을 꾸리면 국민공천배심원단은 이에 대한 가부만 판단하는 것이다.
다만 상향식 공천 원칙을 실현한다는 차원에서 당 사무처 몫 비례대표 후보자의 경우 특정 세력이나 유력 정치인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콘클라베(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투표) 방식을 준용해 최근 투표를 실시, 눈길을 끌었다. 향후 남녀 각각 4명씩 총 8명의 상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