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봄특산물 액젓제조
섬 특수성 폐기물 처리 곤란
악취탓 화물선 수송도 못해
쌓이는 쓰레기 동네 흉물로


인천 옹진군이 백령도·대청도에 방치된 폐 까나리 액젓 부산물과 용기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간 까나리 액젓 부산물이 찌들어 있는 용기를 처리하려는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어민들은 매년 봄 지역 특산물인 까나리로 액젓을 만들어 소득을 올리고 있다.

허리높이의 대형 고무 용기에 까나리를 담고 소금을 뿌려 8개월 정도 숙성시키면 특유의 감칠맛이 나는 까나리 액젓이 만들어진다.

한 해 까나리 어획량은 200여t이 넘는다.

문제는 까나리 액젓을 만들고 난 뒤 발생하는 까나리 부산물과 폐용기 처리다. 부산물은 염분이 높아 음식물 쓰레기장에서 처리할 수 없어 고무용기에 담긴 채로 방치되고 있다.

고무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는 재질이라 사업장 폐기물로 처리해야 하는데, 섬 지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를 육상으로 옮길 방법이 여의치 않다. 부산물 때문에 냄새가 워낙 심해 여객선이나 화물선으로 운송할 수 없다. 바지선은 왕복 1회 운항에 3천만원이나 들어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옹진군은 이 같은 문제로 지난 2009년 버려진 까나리 액젓 용기와 부산물 2천t가량을 한데 모아 육상으로 반출한 적이 있지만, 이후 한 번도 육상반출을 한 적이 없다. 옹진군은 원칙상 폐기물처리는 생산자가 부담해 처리해야 하는데 군예산을 투입해 대신 처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까나리 액젓 폐용기가 하나 둘 쌓이면서 까나리 액젓 폐용기가 마을 미관을 해치고 있는 상황. 대청면은 15년 전부터 까나리 액젓을 생산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에 사용했던 1천500여개의 까나리 액젓 용기가 방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청면은 올해 초 예산 2천만원을 들여 흩어져 있는 폐용기를 한군데로 모아두는 작업을 마쳤지만, 처리할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까나리 액젓 용기와 부산물을 처리할 업체를 수소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기술과 예산문제로 업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운송비 부담이 있어 될 수 있으면 현지에서 처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