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한 일본계 기업이 직원들의 노조활동 보장 요구에 맞서 직장폐쇄 조치한 뒤 외국에서 근로자를 입국시켜 생산활동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회사측에 맞서 5개월째 농성중인 노조측은 특히 회사가 취업활동이 제한되는 관광비자로 외국인 근로자를 입국시켰다며 노동부에 고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12일 민주노총 경기본부 등에 따르면 평택 송탄공업단지에서 진공펌프를 조립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본계 기업 '한국 에바라' 노동자 27명은 지난해 6월18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조 사무실 확보, 노조 전임자 보장 등을 회사측에 요구했다.

사측은 그러나 “노조 요구사항은 회사 형편상 수용할 수 없다”며 노조의 요구를 거부하다 결국 지난해 12월10일 노조와의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직장폐쇄를 신고했다.

사측은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4월12일까지 7개월간 5차례에 걸쳐 일본(10명)과 대만(4명) 출신 근로자 14명을 관광비자로 입국시킨 뒤 생산활동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에는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일반 사업장에서의 정식 취업활동이 제한돼 있다.

노조측은 지난해 9월25일부터 노조지회장이 1인 파업에 들어가는 등 법 테두리안에서 '노동쟁의 활동'을 하고 있지만 회사측이 외국인 근로자를 편법으로 입국시켜 조업을 강행하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측은 지난 1월16일 노동부 근로감독과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지난 3월 중순 평택지청으로 이송돼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다. 회사측은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귀국시킨뒤 내국인들을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지구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회사측의 편법행위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경찰이 오히려 노조 집행부를 구속시키는 등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한국에바라측은 “국내에 들어온 해외기술자들이 관광비자로 입국한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활동중인 '에바라'사의 직원이므로 내부 직원의 이동이며 새로 영입한 인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