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력과 디자인 역량 높여
세계 B2C시장 도전하고
두번째는 가능성 있는 벤처와
강점 융합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
경쟁력회복 할 수있는 또다른 방법

우리나라 중소 중견 기업의 경우 이러한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supply chain)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독자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품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하기보다는 주어진 스펙에 따라 생산하여 납품하는 형태의 제조업으로 성장하였다. 즉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B2C가 아닌 B2B 형태이다. 그러나 상당한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제품, 서비스, 브랜드, 판매망을 구축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종속된 형태로 발전되어, 생산설비의 확장이나 추가적인 인력확보에 대한 사업리스크를 전부 중소, 중견기업이 떠안아 수출 감소 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제조업이 그간의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 속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판로를 열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두 가지 돌파구를 제안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돌파구는 중소중견기업의 상품기획력, 디자인 역량을 높여 세계 B2C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소 제조업체는 특별한 기술력이나 납품처를 확보한 사업주가 생산 납품하다 보니 상품기획력, 디자인, 마케팅에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 대기업에 공기청정기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그 자체 기술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상품기획력이나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여 가정용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였는데 대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경영진이 노력한 결과 B2B기업에서 B2C기업으로 전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예나 국내에서만 머시닝센터를 공급하던 기업이 디자인을 새롭게 하여 세계적인 전시회에 출품한 결과 지금은 전체 매출의 70%가 수출에서 일어나고 있는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교기업을 통하여 유럽시장에 맞는 디자인상품을 가지고 이태리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라이프스타일제품 전시회인 HOMI에 나간 결과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의 참신한 디자인 상품을 절찬리에 유럽시장 전역으로 수출할 길이 열리게 되었다. 젊은이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중소중견기업의 제조기술력이 만나게 되면 새로운 시장을 얼마든지 개척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 돌파구는 M&A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드라이브로 매해 수많은 벤처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흔히 벤처기업은 새로운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큰 부가가치를 올리는 기업으로만 생각하지만, 창업기업들은 부족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별한 아이디어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은 만들어 낼지 모르나 기업 활동에 필요한 자금, 인력, 조직문화 등 부족한 부분이 많다. 기존 제조업의 돌파구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벤처와 기존 제조업의 강점을 융합하여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야말로 이제 우리 제조업체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돌파구가 아닌가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했다. 우리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하고 문제에 집중한다면 창조적인 대안들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산관학연이 힘을 합하여 지금 국가적으로 당면하고 있는 수출부진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나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기존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산업의 영역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디자인이야말로 이러한 목적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청년들의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제조업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보자.
/이남식 계원예술대학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