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고양시의회에서 최성 고양시장이 발언에 나선 가운데 출석현황 전광판(오른쪽 위)에 31명 의원 중 6명이 결석한 것으로 표기돼 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제201회 고양시의회 임시회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10시. 본회의가 시작됐는데 재적 의원 31명 중 17명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느긋하게 입장하던 시의원들은 10시 19분을 마지막으로 25명이 출석했다.

시정질문이 있던 10일은 더 가관이었다. 오전 본회의에 5명이 결석하고 오후가 돼도 3명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으며, 지각은 13~14명에 달했다.

일부 시의원들은 유인물만 펼쳐놓고 본회의장을 빠져나가 종일 10석 내외가 비어있었다. 이날은 구도심 도로 개설, 지하철 일산선 연장, 자유학기제 지원 등 시급한 현안을 놓고 고양시장의 답변을 듣는 자리였다.

고양시의회 의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팽개친 채 지각과 결석, 무단조퇴를 일삼고 있음에도 어떠한 벌칙 없이 꼬박꼬박 세비를 받아 챙겨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더욱이 이들 중 일부는 국회의원 선거 지원에 정신이 팔려 시의회를 등한시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의원들에게는 과거 5만원의 회의(출석)수당이 별도로 책정됐으나 지난 2006년 전국 기초의회 유급제가 실시되면서 의정활동비·월정수당으로 일괄 통합됐다. 의정활동비는 1인당 매월 110만원이고, 월정수당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월정수당이 279만4천800원인 고양시의원 연봉은 4천673만여원이다. 본회의 출석 등 대가로 막대한 세금을 보조받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고양시의원들은 갖가지 핑계로 임시회에 전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틀 간 본회의 불참자 전원과 통화해 본 결과 '밝히기 힘든 일정'이 가장 많았고, 자신 또는 가족이 아팠다는 이유도 적지 않았다.

특히 A의원은 처음에 개인 사정이라고 했다가 "총선 겸"이라며 선거운동 지원에 차출됐음을 뒤늦게 시인했고, B의원은 "국회의원이 신경 쓰는 현안 설명회가 있었다"고 실토했다.

총선과 맞물린 고양시의원들의 직무 태만과 관련해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선거 때는 전국적으로 다 이렇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동료의원은 "새벽 일찍 일어나 열심히 출석하는 의원들은 불만이 크다"고 했고, 시민 이모(40·주교동)씨는 "민생보다 자기 몫 챙기기 급급한 사람들에게 시의회를 맡길 수는 없다"며 "고양시의회 출결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질타했다.

고양/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