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문에 누군가 시간을 물어본다거나 자신이 가보지 않은 장소에 대한 넓이 등을 물어보면 아주 간단하게 답할 수 있고, 또 그 답을 들은 사람 역시 내용을 쉽게 이해한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단위'. 그러나 단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길이, 질량, 시간 말고도 다양한 방법으로 존재하고 있다. 다만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
자신만의 단위를 표현하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 또는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도 형태로 만들어 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표현은 규정된 제도에 벗어나 있지만 그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 아이의 독창적인 표현에 감탄하며 그저 흐믓한 미소를 지을 뿐이다.
실제로 시간이란 단위는 초, 분, 시간, 일, 월, 연으로 나뉘지만 그저 숫자로만 생각할 경우 1분 = 60초, 1시간 =60분, 1일 =24시간, 1달 =30일, 1년 = 365일로 매 순간 숫자의 변화에 다름아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매 순간 다른 감정과 기분에 따라 다른 기억을 쌓아가고 있다.
기억의 순간은 저마다 기쁨, 슬픔, 행복, 외로움을 담고 있고 영원히 기억하고 싶고 때로는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들로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러나 기쁨을 단순히 단위로만 표현한다면 얼마나 삭막하며 단순 숫자조합으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정신적 혼란도 가져올 수 있다.
햇살 좋은 어느 봄날 산책하면서 흐르던 땀을 씻어주던 오후 시간. 늦잠 자고 싶은 주말 아침 시나브로 눈을 뜨게 해 준 햇살과의 눈맞춤. 지친 퇴근 길 늘 그 자리에 있던 가로수의 짙은 녹색잎과 꽃이 알려준 계절의 시간.
나만의 감정과 시간을 단위로 표현하고 그 표현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 주변의 소중하고 예상치 못한 행복을 그저 일상의 바쁨과 힘듦에 대입해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소중한 행복과 기억을 잊지 말고 나만의 그리고 그 순간의 감정을 나만의 단위로 만들어 기억에 쌓아보자.
박지웅 시인의 택시는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라는 짧은 한 문장으로 정리돼 있다.
이제 되묻습니다. 여러분의 행복했던 그 곳, 그 곳의 단위는 무엇이었습니까?
/최규원 지역사회부(하남)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