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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의 '세돌'부터 궁금하다. 바둑 알 3개의 세 돌인지, 3주기 3돌인지, 아니면 세상 돌진의 '世突'인지, 삼돌이 돌쇠 등의 그 '세乭'인지…. 일본 언론은 '李世도루'라고 했고 중국에선 '李世石'으로 개명을 해버렸다. 乭자는 한국제(製)로 중국엔 없는 글자다. 12일 밤 CCTV는 알파고(阿爾法圍棋)와 李世石 9단의 대결을 '사람과 기계의 대전(人機大戰)'이라고 했지만 얼마나 웃기나. '알파高가 어디 학교인지 우리 애 입학시키고 싶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돈다지만 알파고는 바둑 몇 단일까. 무단(無段)이다. 상대가 9단이면 9.5단, 10단이면 10.7단 정도로만 실력을 발휘하니까. 그 이름만 봐도 이기게 돼 있다. Alpha는 그리스어 알파벳 첫 자(A,a)로 최고, Go는 영어로 바둑이니까 '최고 바둑'을 뜻하기 때문이다.

바둑의 한자도 일본에선 '圍碁(이고)'고 중국에선 '圍棋(웨이치)'다. 흑백분쟁을 연상케 하는 바둑돌도 요즘 중국선 청(靑) 적(赤)돌이 유행이다. 아무튼 이세돌 9단을 존경하는 일본 바둑의 1인자 이야마 유타(井山裕太)는 이세돌의 연패에 "쇼크다! AI(인공지능)바둑을 향해 모자를 벗는다"고 했고 중국 인민일보는 '과학기술이 나날이 다르다(科技 日新月異)'라고 썼다. 두렵다. 인공지능 영화만 해도 1984년의 '터미네이터'를 비롯해 2000년의 바이센테니얼맨(bicentennial man), 근년의 트랜센던스(Transcendence)와 엑스 마키나(Ex Machina), 채피(Chappie) 등 얼마나 많았나. BBC 엔터테인먼트가 거의 매일 방영하는 게 인공지능 과학 영화다. 에디슨 이후 최고 발명가, 정확한 미래예측으로 유명한 레이 커즈와일(Kurzweil)은 애정과 인격을 갖춘 로봇 출현을 2029년으로 내다봤다.

그럼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알파고보다도 진화를 거듭한 인공지능에 인간이 완전히 굴복하는 시기는? 1999년 개봉 영화 매트릭스(Matrix)는 그걸 멀리 2199년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을 창시한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전 MIT 명예교수, 지난 1월 24일 88세로 타계한 그는 이세돌을 내려다본 감상이 어떨까. 쾌재였을까, 벌레 씹은 표정이었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