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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성 고양시장
한국 사회는 점점 책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습관처럼 인문학의 위기를 이야기하기에 이르렀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은 20년 전에 비해 약 20%가 줄어들었다. 한 언론에서는 '책도 안 읽으면서 노벨문학상을 원하는' 한국인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했다.

고양시의 16개 시립도서관은 103만 시 인구의 절반인 50만 회원, 연간 대출도서 411만 권, 약 191만 권의 보유도서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도서관에서 찾는 책이 어떤 책인가라는 것을 파고들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수치를 가지고 시의 도서관정책을 평가하는 건 무의미하다. 질적인 면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고양시는 올해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 고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고양시 전체가 하나의 책의 도시로 변화해야 한다는 희망을 가득 담았다. 오로지 취업과 시험공부 등 필요에 따라 오고 가는 곳이 아니라, 삶의 지식과 경험을 체험하고 그것을 양식으로 삼는 일상적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5년 전부터 추진한 관내 도서관들의 특성화는 그 첫 번째 시작이었다. 그동안 고양시 도서관에는 책의 구성이 대부분 비슷했다. 물론 기본적인 책들은 갖춰야 하겠지만, 모두가 다 같은 책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문화 공간이 잘 마련된 아람누리에는 문화와 관련된 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화정 어린이도서관에 가면 아동도서가 많이 있으며, 고양 600년의 역사를 공부하고 싶을 땐 삼송도서관에 가서 보면 되는 것이다. 이는 박제화된 도서관이 아닌, 좀 더 특별한 재미와 감동을 원하는 시민의 요구이기도 하다.

SNS를 통해 고양시 도서관의 주옥같은 문화프로그램을 공유하며 일종의 지식과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은 도서관을 요청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SNS를 통해 도서관 프로그램과 도서를 공유하게 되면 위와 같은 우려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다. 이는 현재 스마트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시정 운영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례로 재미있는 인형극과 영화상영 등 최근 직접 본 아람누리와 주엽도서관의 프로그램은 굉장히 재미있고 유익했는데, 20~30명의 아이들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에 그 자리에 오지 못한 20만 명의 고양시 아이들을 위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동영상으로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그동안의 프로그램을 동영상 자료로 만들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공유했다.

한편 도서관센터는 올해 도서 관련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으로, 가좌도서관과 2개의 작은 도서관, 화정역 스마트도서관 등을 개관한다. 또한 책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운영하는 북스타트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해 신생아들에게 책 꾸러미를 무료로 선물한다.

특히 5월 말 킨텍스에서 개최되는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참가자들로부터 각자 전세계의 어린이책 1권씩을 기증받아 주엽 어린이도서관에 다문화 어린이 도서관을 꾸밀 계획이다.

이밖에도 고양시는 이미 높은 수준의 도서관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기 위해 셀 수 없는 정책들을 마련했다. 그러나 더욱더 살아있는 도서관이 되기 위해서는 103만 시민의 교육·문화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책을 사랑하는 시민들로 가득한 도서관, 부모와 아이가 책 한 권을 읽고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래서 교양이 넘치고 소통의 향기가 풍겨오는 도시. 이것은 책을 사랑하는 고양시민 모두의 꿈이며, '아주 특별한 책의 도시'라는 슬로건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최 성 고양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