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사진(기획조정실장 이용철)
이용철 인천시 기획조정실장
공공 부문의 청렴은 국가 경쟁력의 중요요소이기 때문에 지속해서 강조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국가별 부패 정도를 평가하는 활동이 활발하다.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부패인식지수가 발표되면 언론에도 크게 보도되고 관련 연구에서도 많이 인용된다. 우리나라는 2015년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56점을 받아 조사 대상국 168개국 중 37위를 차지했다. 70점대가 되어야 투명한 상태이고 50점대는 절대부패에서 벗어난 정도라고 한다. 상위권은 주로 북유럽 선진국이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8위), 홍콩·일본(공동 18위), 대만(30위) 등이 우리보다 높다.

국내의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1월 26일 1인당 GDP가 2만7천 달러일 때의 제도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를 내놓았는데 부정부패 근절에서 우리는 55점, 미국·독일이 공동으로 90점이며, 관료행정비용도 우리나라는 38점, 미국 75점, 독일 65점이다.

국가경쟁력 평가는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것이 대표적인데 모두 정부 부문을 중요 항목으로 하며 세부 항목 대부분은 부패 관련 지표가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뇌물 등 비정상적인 지급만 부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정책결정의 투명성, 공무원 의사결정의 편파성, 재정낭비 및 공공자금전용 등의 항목도 사실은 부패와 밀접한 것이다.

이러한 논의를 우리 인천시에 대입해 보면 청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위의 국가경쟁력 평가의 정부 부문 주요 항목 중 제도요인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이 차이가 지방행정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 지자체 행정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과 재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적자원의 도덕성은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와 지지도를 높이는 중요한 항목이다. 공무원 집단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약한 지역에서는 신뢰가 높은 지역보다 시정에 대한 순응이 약하고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

시정에 대한 지역사회의 신뢰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사회적 자본의 핵심이라고 하겠다. 저명한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와 퍼트넘은 이탈리아의 남북 지역 간 격차, 국가 간 발전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사회적 자본 또는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시와 같이 전국에서 이주해 온 주민이 많은 지역일수록 사회적 연대가 약하기 때문에 공직자의 청렴이 더욱 중요하다. 공직자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부족한 사회적 연대를 보완하고 강화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기구에서 평가하고 있는 정책결정의 투명성, 공무원 의사결정의 공정성, 재정운영의 합법성을 준수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비전을 설정하여 시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연대감을 강화하는 것이 시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행정이고 이것이 진정한 청렴이라고 하겠다.

단순한 비리 척결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시정 수행을 포함하는 청렴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시정의 중요 역량이다. 인천 공직자 모두가 청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청렴도를 높여 인천의 시정 역량이 최고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용철 인천시 기획조정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