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3선)의 공천 문제가 진통을 거듭한 끝에 또 보류됐다.
또 유 의원의 공천 여부 결정을 미룬 채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의원을 무더기로 탈락시키면서 선정한 단수·우선추천 지역들에 대해선 김무성 대표가 제동을 걸었다.
새누리당은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심사 결과발표된 단수추천 지역 11곳 가운데 4곳, 우선추천 지역 3곳 가운데 1곳을 각각 추인하고 나머지는 의결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경선으로 선정된 후보자 25명에 대해서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최고위는 이 같은 의결을 마치고 유 의원 문제를 논의했으나, 유 의원을 '당 정체성 위반' 사유로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는 상향식 공천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맞서 이렇다 할 결론을 얻지 못했다.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이 낙천되면 '수도권 역풍'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김무성 대표 등이 제기했다"고 전했다.
한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이 낙천되면 '수도권 역풍'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김무성 대표 등이 제기했다"고 전했다.
다른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에 "(최고위원마다) 온도 차가 있어 공통적인 의견을 모으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결국 최고위는 유 의원의 공천에 대해 공관위가 가부(可否) 간 결정을 내려 가져오면 추인 여부를 논의하기로 결정, 공을 다시 공관위로 넘겼다.
전날 공관위가 최고위의 의견을 수렴해 유 의원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공관위가 먼저 이 문제를 명확히 결론지어야 최고위가 수용 여부를 정하겠다고 돌려보낸 것이다. 일각에선 최고위와 공관위가 서로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와 관련,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굉장히 정무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들이 유 의원 문제를 거듭 질문하자 "그것을 왜 그렇게 궁금해 하느냐. 한 명 남은 거면 남은 거지, 다른 사람들이 더 중요하다"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지 않겠느냐. (유 의원이)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것만 (묻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공관위 입장에선 정치적 부담이 작지 않은 유 의원 문제에 대해 당장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여론의 동향을 살피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정무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전날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현역 의원들의 무더기 공천 탈락으로 당내 반발이 날카로워진 만큼, 유 의원 문제만큼은 당분간 '냉각기'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유 의원 문제는 아주 더 뒤로, 비례대표 후보를 같이 발표하면서 털게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도 했다.
공관위 안팎에선 유 의원 지역구에 대해 경선, 단수·우선추천(유 의원 공천 탈락), 후보자 추가공모를 통한 3자 구도 형성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공관위 안팎에선 유 의원 지역구에 대해 경선, 단수·우선추천(유 의원 공천 탈락), 후보자 추가공모를 통한 3자 구도 형성 등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시나리오'도 나돈다.
이 위원장은 이날 4차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한 뒤 유 의원 관련 질문에 "다른 곳에서도 여론 수렴을 더 해서 언젠가 결정해야 할 걸로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한편, 최고위는 이날 회의에서 단수추천 지역 7곳, 우선추천 지역 1곳에 대해선 의결을 유보하고 나머지 우선추천 지역 1곳(대구 수성을)에 대해선 공관위의 재의를 요구해 김 대표를 주축으로 한 최고위와 이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가 대립하는 양상도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 지역을) 보류한 이유는 첫째, 당헌·당규에 위배되는 사항이 있다"며 "둘째, 국민공천제 취지에 반하는 전략공천 성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수성을이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현역인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된 데 대한 최고위의 재의 요구를 공관위 역시 당헌·당규에 근거해 반려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