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수익성 등 사업타당성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농촌진흥청 소유의 망포동 잠종장 부지 3만8천여평과 인근 농림부 소유 종자관리소 부지 2만2천여평 등 총 6만여평을 매입할 목적으로 추경예산에 1천억원을 편성,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부지는 특히 지난해 11월 건교부가 승인한 '2020년 수원시도시기본계획'에도 개발가능용지로 입안되지 않아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자연녹지여서 매입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지난달 31일 시의회 임시회 '2004년 1회추경예산안' 제안설명을 통해 환매체적립금 983억원, 지방산업단지 분양금 25억원 등 1천25억원의 공영개발사업 특별회계 수익금 가운데 1천억원을 망포동 잠종장 부지 도시개발사업에 투입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시는 그러나 특별회계 편성시 해당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수익성 등 사업타당성 조사를 선행해야 하는 지침조차 무시한 것으로 드러나 막대한 혈세 전용이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이 부지는 그동안 서울농생대와 농진청, 수원시가 '서울농생대 부지와 잠종지 부지 맞교환 및 교환금액'을 둘러싸고 3자간 협상을 벌였으나 난항을 겪은 땅이다.
농진청은 권선구 서둔동 103의 2일대 서울농생대 부지 8만5천여평에 대해 농생대 본관건물동 주변 1만5천여평을 제외한 나머지 7만여평의 매입을 희망한 가운데 수원시에 공공청사 부지 6천여평을 내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농진청은 또 농생대가 재경부에 갚아야 할 차입금 1천억원을 부지 매각비로 요구하자 망포동 잠종장 부지를 대체교환매각 부지로 내세워 수원시에 1천억원에 매입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농생대측은 매각가능한 토지가 5만여평으로 농진청 요구부지와 차이가 있는데다 수원시도 공공청사용도로 1만2천여평의 부지가 필요하며 농진청이 요구한 잠종장 부지매입비도 자체 감정결과 636억원에 불과,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밝혀 협상이 번번이 결렬돼 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일반회계도 아닌 목적이 분명해야 할 특별회계 사업비로 1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슬그머니 편성, 시의원들을 설득하고 나서 감사 적발 등 무리수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현행용도가 자연녹지인 것은 사실이나 조만간 도시기본계획 변경안 입안을 추진할 예정인데다 개발압력이 거세 민간업체의 용도변경 로비를 차단하고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재원확보 차원에서 잠종장 부지매입안이 추진됐다”며 “타당성 조사도 곧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수원시, 개발불가 녹지매입에 1천억 추경 파문
입력 2004-06-02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4-06-02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