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빠진 연수갑 경선 후보들
"한시름 덜었다" 표정관리
서구을 야권쪽은 바짝 긴장
더민주 "남구을 전략공천" 눈치
새누리당 '탈락자 달래기' 승패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안상수·윤상현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면서 인천지역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안상수·윤상현 의원 등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여권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출마 선거구를 '연수구갑'에서 '서구을'로 바꾼 황우여 의원이 야권 강세지역에서 6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 공천 탈락·지역구 급변에 캠프 멘붕

=16일 오후 1시께 찾아간 안상수(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의원 선거사무소는 조용했다. 비서 1명이 비서실을 지키고 있었고, 안 의원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 4명이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서울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최고위원회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는 안 의원 등 비박계 현역의원 공천결과에 대한 의결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의 지난 15일 공천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인데, 최고위와 공천위 간 협의결과에 따라 안 의원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안 의원은 이날 공천위에 재심을 요구한 상태다.

남구 학익동 윤상현(남구을) 의원실에서는 직원 3명이 서류 뭉치를 파쇄하며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윤 의원 일정과 향후 행보를 묻자 "어떤 것도 답해 드릴 것이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남구의회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주민들이 윤 의원의 출마를 바라고 있다"며 "나 역시 윤 의원을 끝까지 따를 것이다. 윤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황우여(연수구) 의원실은 이사하느라 분주했다. 황 의원과 참모진은 먼저 서구로 이동했고, 일부 보좌관과 지지자들이 사무실에 남아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황 의원 측은 "서구을이 야권 강세지역이고 선거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남은 기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연수구도 처음부터 여권 강세지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 안도·걱정 엇갈린 표정

=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새누리당 경선 후보들은 안상수 의원의 공천탈락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시장과 국회의원을 각각 두 번이나 지낸 '거물'이 경쟁 상대에서 제외됐기 때문. 하지만 안 의원이 재심을 신청한 데다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커 마냥 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 경선 후보는 "안 의원님 컷오프는 민감한 얘기라서 뭐라 말하기가 좀 그렇다"며 "지금 상황에선 경선에 집중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5선의 황우여 의원이 '연수구갑'이 아닌 '서구을'에 출마하는 것으로 결정되자, '연수구갑' 경선 후보들은 한시름을 덜었다. 경선에서 현역의원을 이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구 경선후보들은 표정관리에 신경 쓰는 듯했다.

한 경선 후보는 "황 의원이 컷오프될지 몰랐다. 서구을 출마는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담담하게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탈락한 '서구을' 예비후보들은 난데없이 폭탄을 맞은 꼴이 됐다. 한 공천 탈락자는 "황 의원은 연수구에서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고 아름답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고 했고, 다른 공천 탈락자는 "몇 개월 동안 죽도록 고생한 예비후보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서구을 야권 예비후보 입장에서도 '황 의원의 출격'이 신경 쓰인다. 새누리당 대표와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 의원의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야권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이 서구 주민을 얼마나 우습게 아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다. 이제 좀 지역(검단) 사람을 뽑는가 했는데, 새누리당의 정파적 이해 관계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남구을' 후보는 누구?

= 새누리당의 남구을 후보 추천이 늦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후보 선정도 덩달아 지연되고 있다.

이를 놓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전략상 새누리당의 '카드'를 본 뒤에 대항마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과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늦어지고 있을 뿐이라는 분석이 있다. 더민주 인천시당 관계자는 "전략공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공천에서 탈락한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도 배제할 수 없다.

인천 '서부 벨트'(중동강화옹진, 남구갑·을, 연수구갑·을)는 여권 강세지역이다. 안상수·윤상현 의원의 공천탈락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 황우여 의원의 선거구(연수구갑→서구을) 변동이 이번 총선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공천 탈락자를 어떻게 달래느냐가 관건이다. 야권의 경우에는 후보 단일화 성사여부가 승패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총선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