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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식 고양시덕양구선관委위원 · 변호사
바야흐로 국민의 일꾼을 뽑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목전에 다가왔다. 국회의원은 대의 민주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자리지만 언제부터인지 국회의원은 국민의 일꾼보다는 멀리 여의도 국회 의사당 안에 있는 높으신 양반들, 혹은 대중매체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인사로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서로의 당리당략에 따라 치고받고 싸우는 존재들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정치에 대해 점점 더 무관심해지고 어느 모임에 가서도 정치에 대한 토론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정치는 저 멀리 국회의사당 안이나 TV안에서만 벌어지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정치는 우리 곁에 있다. 우리 아이들의 유치원, 학교에도 있고 지하철, 버스에도 있다. 하루 아침에 예산이 집행되지 않거나 학교 입시 제도가 바뀌거나 대중교통요금체계 등이 정해지는 것 역시 정치적 산물이다. 정치의 산물인 법률과 제도가 우리 삶의 매우 깊은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정치에 상당히 무관심하다. 특히 젊은이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이전 어느 세대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20~30대의 투표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선거일은 법정공휴일 그 이상으로 여기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었다. 정치에 대해 관심을 잃게 한 것은 기성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대화와 타협, 상호 존중하며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는 상대방을 근거 없이 비난하며 자신과 뜻을 달리한다고 물리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국민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정치인들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이른바 '정치꾼'들을 매의 눈으로 선별해낼 권한과 책임은 국민에게 있다. 청년실업, 고용불안, 저출산 문제 등 대부분의 사회적 문제도 정치적 무관심에서 온 것은 아닌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이 바뀌길 기대하기보다 국민들이 각성해야 한다. 같은 지역, 같은 학교 출신, 종친이기 때문에 소중한 한 표를 헌납할 게 아니다. 정말 그 후보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분별해야 한다.

정말 국민의 일꾼으로서 적합한 사람이 누구인지 분별해 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다. 출마한 후보자들이 돌리는 명함이나 선거홍보물, 외치는 구호만으로는 누가 진정한 일꾼인지 가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유권자가 의지와 관심을 갖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공하는 후보자들에 대한 자료에 작은 힌트가 있다.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는 후보자 재산 내역, 전과관계, 납세 내역, 학력 및 경력 사항 등을 관심 있게 살펴보자. 적어도 비상식적이거나 몰염치한 자들이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 나서는 일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다수 득표자가 당선되는 현재의 선거제도 하에서는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선거구 유권자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했음에도 선거에 승리해 지역 주민 전체를 대표하는 일이 벌어진다. 때문에 남녀노소, 청년, 장년을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투표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투표 참여만이 소중한 한 표의 가치를 높이고 정치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정말 구태의연하고 무사안일한, 양심 없고 성의 없는 정치인들이 싫다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국회의원 선거에 다른 일을 제쳐 두고 투표에 참여하자. 그것이 주권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김효식 고양시덕양구선관委위원 ·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