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장중심 사업지침 변경
정보없는 단체 눈치작전만
어려운 민간 배제 '공공'제한
인건비등 '중복지원' 논란도
사업기간도 2년→1년 단축
시간 쫓겨 '1회성 행사' 우려
지역 문화·예술의 향유권자는 지역 주민이다. 그러나 상당수 시민들은 지역 문화·예술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홍보부족이나 시민들의 관심 부족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이에 경인일보는 인천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지역 문화·예술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와 현상, 화제의 인물 등을 매주 1회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극단과 무용단, 연주단체 등 예술단체와 지역 문예회관 등 공연장과 짝을 맺어주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이 올해부터 예술단체 중심에서 공연장 중심으로 사업 지침이 변경됨에 따라 지역 예술계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은
이 사업은 공연장에 예술단체를 머물게 해 공연장이 안정적인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게끔 하고, 예술단체에는 공연을 관객에게 선보일 공연장을 마련해 줘 지역 주민들이 질 높은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전국 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이 사업은 문화회관 등 지역 공연장과 무용단, 극단 등 예술단체와 짝을 맺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예술단체가 신청(공모)하면, 지역에서 예산 집행을 대행하는 인천문화재단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2009년 '공연예술단체 집중육성 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공연예술단체를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다년간 지원하겠다는 시범사업으로 출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국비와 시비가 절반씩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올해 총 사업비 9억1천만원의 범위에서 1건(공연장+단체)당 8천만~9천500만원, 공연장 1개소당 3건에 최대 2억8천5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지난해까지 13개 공연 단체가 11곳의 공연장과 짝을 맺어 활동했고 단체 1곳당 6천만~1억원이 지원됐다.
■ 무엇이 바뀌었나
하지만 올해부터 사업기간과 신청 주체, 신청 자격 등에서 큰 폭으로 지침이 변경됐다.
예술단체가 공모에 참여하는 방식에서 공연장이 예술단체를 미리 골라 짝을 맺어 사전 양해각서를 체결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종전에는 예술단체가 공연장을 골랐다면 이제는 공연장이 맘에 드는 예술단체를 골라 신청하는 식이다. 지원금도 예술단체가 받아 공연장에 일부를 주는 식이었는데, 공연장이 전체 예산을 받아 예술단체에 준다.
또 민간 공연장과 공공 공연장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었다면 올해부터는 공공 공연장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원기간도 2년에서 1년 단위로 재조정됐다.
■ 아쉬움의 목소리, 왜?
우선 신청 주체가 바뀌며 문제점들이 나타나고 있다. 공연장과 예술단체의 짝짓기가 알음알음하는 방식으로 물밑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7곳의 공연장 가운데 공개적인 모집절차를 거친 곳은 2곳의 공연장밖에 없었다. 어떤 공연장이 어떤 성격의 단체를 원하는지 정보가 없는 예술단체는 요령껏 눈치작전을 펼쳐야 했다.
형편이 어려운 민간 공연장을 배제하고 공공 공연장으로 제한하다 보니 '중복지원' 논란도 빚어지고 있다. 공공 공연장 대부분은 지자체로부터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을 이미 지원받고 있다. 반면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민간 공연장과 예술단체는 형편이 더 어렵다. 먹고 살만한 곳에 예산을 또 지원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업 기간도 2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다 보니 장기 계획을 세워 수준 높은 공연을 올리기보다는 시간에 쫓겨 '의무방어전' 성격의 1회성 행사를 치를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있다. 인천의 경우 3월말 최종 지원 기관을 선정할 계획인데 불과 6개월 남짓한 기간에 공연을 소화해야 한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이 예술단체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올해부터는 공연장을 지원하는 중심으로 변경했다"며 "지방 공연장의 가동률이 떨어져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예술단체의 아쉬움은 알고 있다. 지방공연장들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