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4·13 총선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비박(비박근혜)계 3선 중진인 진영 의원(서울 용산)이 17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년간 열정적으로 몸 담았던 새누리당을 떠나려고 한다"면서 "국민 편에서 일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지난날의 내 선택이 오늘 나에게 이처럼 쓰라린 보복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지난날의 내 선택'이 무엇을 지칭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설명하는 것도 조금 가슴 아픈 일이라 설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대립하던 일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박 대통령의 성공을 마지막까지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 또는 야당 입당 후 출마 여부와 관련,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더 생각하고 주민과 상의해 결정하면 말씀드리겠다"면서 "아직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용산을 떠날 생각을 단 한 번도 지금까지 한 적이 없다"며 출마를 결정하면 용산을 사수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진 의원은 탈당 선언에 앞서 비박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과 통화해 탈당 결심을 알려줬지만, 유승민 의원과는 통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천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물은 데 대해서는 "국민 편에서 한 것 같지는 않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공천이) 안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알았다.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강용석 변호사를 용산에 보낼 때부터 직감적으로 느껴서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지난 15일 지역구가 여성 우선추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공천에서 아예 배제됐다.
진 의원은 정권 초에 친박(친박근혜)계 주요 인사로 분류됐지만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당시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 장관직을 던지면서 비박계로 돌아섰다.
진 의원이 이날 탈당 선언에 이어 무소속 출마 계획까지 밝힐 경우,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무더기로 낙천한 비박계 인사들의 탈당 도미노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